1330일 만의 귀환
이재명 대통령은 12월 29일, 문재인 전 대통령 퇴임 이후 1330일 만에 청와대로 공식 출근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용산으로 대통령실을 옮긴 지 3년 7개월 만이다. 청와대 정문 앞에는 지지자들이 모였고, 본관에는 봉황기가 다시 걸렸다. 대통령실 명칭도 ‘청와대’로 공식 변경됐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1주기를 고려해 별다른 행사는 없었지만, 복귀 자체가 갖는 상징성은 컸다.
‘통합’과 ‘소통’의 상징들
이 대통령은 첫 출근에 취임식 때 찼던 ‘통합 넥타이’를 다시 매고 나타났다. 빨강·파랑·흰색의 사선 배색은 소통과 통합의 메시지로 해석됐다. 집무실도 본관 대신 ‘여민1관’을 선택했다. 백성과 함께한다는 뜻의 여민관은 핵심 참모 3실장이 근무하는 곳으로, 대통령과 참모진의 긴밀한 소통을 염두에 둔 결정이다. 또 춘추관 기자실을 깜짝 방문해 언론과 농담을 나누며 자주 찾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본격 국정 가동과 안보 점검
첫 업무는 참모진과의 차담회였다. 1시간 15분 동안 경제성장수석실로부터 올해 수출 7천억 달러 돌파와 외국인 투자 역대 최대 실적 보고를 받았다. 대통령은 “경제 성과가 중소기업과 서민에게 돌아갈 방안을 모색하라”고 지시했다. 민정수석실은 마약·스캠·온라인 도박·디지털 성범죄 대응을 위한 ‘초국가범죄 특별대응 TF’ 출범을 보고받고, 보이스피싱 피해 감소 상황을 국민에게 알리도록 당부했다.
차담회 직후 대통령은 국가위기관리센터(지하벙커)를 찾아 안보·재난 시스템을 점검했다. 윤석열 정부 시절 방치됐던 시설을 복구한 직원들을 격려하며 “365일 24시간 철저히 근무하라”고 당부했다. 이후 여민1관에서 주한 베냉공화국 대사 내정자에 대한 아그레망을 부여하는 첫 재가를 진행했다.
복귀의 파장과 앞으로의 과제
청와대 복귀와 함께 주변에서는 집회와 시위가 재개됐다. 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해고 위기 청와대 근로자 고용 보장을 요구하며 삼보일배 행진을, 미등록 이주노동자 추모와 세월호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시위도 이어졌다. 주민들은 소음과 교통 혼잡을 우려했지만 상인들은 경제 활성화를 기대하는 등 반응은 엇갈렸다.
30일 열린 첫 국무회의에서는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과 허위·조작정보 근절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상정될 예정이다. 야당은 위헌성을 주장하며 거부권 행사를 촉구했지만 청와대는 “국회의 판단을 존중한다”는 입장이다.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용산시대를 마무리하고 국민주권과 민주주의가 제자리를 찾았다”며 **“국정의 중심은 국민”**이라고 강조했다.
1330일 만의 청와대 복귀는 단순한 공간 이동을 넘어, ‘국민과 소통하는 투명한 정부’를 표방하는 이재명 정부의 국정철학을 상징한다. 향후 정국 운영에서 이 약속이 얼마나 실현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