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창 뒤에 감춰진 허위 종결
제주서부경찰서 부경장이 실종 신고를 허위로 종결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충격이 커지고 있습니다. 실종자 발견 공로로 경찰청장 표창 등 10건의 표창을 받은 이 경찰관은 신고를 접수한 뒤 연락이 닿았다는 거짓 보고로 사건을 종결하고 시스템에서 삭제했습니다.
장미란 씨와 60대 남성의 사건이 대표적인데요. 장 씨는 지난 5월 실종 신고 후 104일 만에 야자수 농장에서 시신으로 발견되었고, 다른 남성도 뒤늦게 숨진 채 발견되었습니다. 가족들은 경찰의 말을 믿고 기다렸지만, 이미 비극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었던 겁니다.
사라진 녹취와 엇갈린 진실
수사의 핵심 증거인 112 신고 녹음 파일이 보관 기한 만료로 삭제된 점도 큰 문제입니다. 경찰은 삭제 닷새 전인 8월 11일에 수사에 착수했음에도 원본 확보나 기한 연장을 하지 않았는데요. 수사 중인 사건의 핵심 녹취를 방치한 것은 명백한 부실 대응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장 씨의 사망 원인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경찰은 부검 결과와 현장 정황을 근거로 범죄 가능성이 낮은 극단적 선택으로 보고 있습니다. 반면 주민들은 야자수 농장이 가시가 많고 밤에는 어두워 여성이 혼자 극단적 선택을 하기 어렵다고 말합니다.
배상훈 프로파일러는 타살 가능성을 51.1%로 분석했으며, 부경장이 지난달 여자화장실 침입 혐의로 적발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추가 의혹도 커지고 있습니다.
믿을 수 없는 안전망
사태가 확산되자 고평기 제주지방경찰청장을 비롯한 지휘부가 유가족과 도민에게 사과했습니다. 경찰은 부경장이 처리한 실종 신고 298건에 대한 전면 재조사에 들어갔는데요. 이번 사건이 단순히 한 사람의 일탈이 아니라 조직 전체의 관리 감독 실패를 드러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큽니다.
사실 경찰 내부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10월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으로 경찰의 수사 권한이 확대되는 시점에서 이런 일이 터졌기 때문인데요. 일선에서는 인력 부족과 과도한 업무, 그리고 2년 넘게 이어진 경찰청장 직무대행 체제로 인한 리더십 공백이 기강 해이로 이어졌다는 진단이 나옵니다.
경찰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진다는 신뢰를 회복하려면, 철저한 진상 규명과 함께 내부 자정 장치 및 인사 시스템의 근본적인 개선이 뒤따라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