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건드는 '영구 특혜'의 실체
이재명 대통령이 등록임대사업자에 대한 양도세 혜택 축소를 공론화하며 부동산 시장에 새로운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의무 임대 기간이 끝난 후에도 다주택 양도소득세 중과를 배제해주는 현재의 제도가 ‘영구적인 특혜’에 해당하지 않는지 묻는 것이죠. 대통령은 SNS를 통해 지속적으로 이 문제를 제기하며, 설 명절을 앞두고 밥상머리 화두로 삼고 있습니다. 그의 제안은 간단합니다. 임대 의무를 다한 주택은 일반 임대주택과 동일한 세제를 적용해야 한다는 겁니다. 이는 단순한 정책 검토를 넘어, 다주택자에게 주어지는 사회적 책임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으로 이어지고 있죠.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즉시 폐지 대신 단계적 접근이 검토되고 있습니다. 임대 종료 후 1~2년 이내에 매각하면 혜택을 절반으로 줄이고, 그 이후에는 완전히 원칙대로 과세하는 안입니다. 또 다른 논의는 아파트에만 이 방안을 적용하는 것이에요. 비강남권의 다주택 보유자들이 아파트 매물을 조기에 내놓도록 유도해, 수도권 공급에 실질적인 효과를 보려는 전략으로 읽힙니다.
전월세 안정에서 '갭투기 원흉'으로 전락한 길
이 제도는 2017년 본격 도입 당시 취지는 분명했습니다. 임대사업자에게 세제 혜택을 주어 임대 물량을 늘리고, 전월세 가격 안정과 세입자 보호를 꾀하는 것이었죠. 하지만 좋은 의도는 예상치 못한 결과를 낳았습니다. 낮은 보유세와 양도세 혜택이 맞물려, 오히려 전세 자금을 활용한 ‘갭투기’의 온상으로 변질되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주택을 매입해 임대하고, 전세금 차액을 이용해 또 다른 주택을 매입하는 악순환이 반복된 거죠.
이에 2020년 정부는 아파트를 임대사업 대상에서 제외하는 강수를 뒀습니다. 이후 대출 규제 강화와 세제 혜택 축소로 신규 진입은 줄었지만, 기존에 가입한 사업자들에게는 여전히 과거의 혜택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부분입니다. 의무 임대 기간이 끝나도 양도세 중과 배제 혜택이 사라지지 않아, 사업자들이 매물을 시장에 내놓을 유인이 약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 서울에서만 임대 기간이 끝나거나 끝날 예정인 아파트가 약 3만 7천 가구에 이르는 만큼, 이 혜택 조정 여부는 상당한 공급 파급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공급 확대 효과와 넘어야 할 장애물
정부의 기대는 분명합니다. 세제 혜택이 사라지면, 더 이상 특별한 이점을 보지 못하는 다주택자들이 보유 주택을 처분하게 될 것이고, 이는 곧장 시장에 수십만 호에 달하는 새로운 매물 공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를 ‘1·29 주택 공급대책’과 연계해 기존 시장의 매물을 끌어내는 ‘구축 효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그의 강경한 부동산 발언은 최근 지지율 상승과 연결되며,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장애물도 만만치 않습니다. 첫째는 법적 문제입니다. 등록임대사업에 가입 당시 주어진 조건을 사후에 뒤바꾸는 것이 과연 가능한지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이미 완성된 과세 요건을 뒤엎는 것’이라며 법적 정당성에 의문을 표하고 있죠. 둘째는 실질적인 공급 효과에 대한 회의론입니다. 전체 등록임대 주택 134만 채 중 상당수가 아파트가 아닌 빌라나 오피스텔이라는 점에서, 정책이 의도한 만큼의 주택 시장 안정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에 대한 분석이 필요합니다. 결국 이 논의는 단순한 세제 조정을 넘어, 한국 부동산 시장의 구조적 문제와 형평성 논란을 다시 한 번 짚어보는 계기가 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