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관세 벽이 세워지는 순간
미국이 또다시 관세 벽을 쌓았습니다. 지난 7월 23일 트럼프 행정부는 무역법 301조를 근거로 한국을 포함한 60개국 수입품에 10%에서 12.5%의 강제노동 관세를 부과했는데요. 이는 지난 2월 연방 대법원에서 무효 판결이 났던 상호관세를 대체하기 위한 후속 조치입니다. 기존 무역법 122조에 따른 10% 글로벌 관세가 7월 24일 만료되자마자 즉시 시행된 것이라, 미국의 관세 압박이 한순간도 비어 있지 않았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이번 조치에서 한국은 최혜국대우 관세와 합산해 총 12.5%의 세율을 적용받았습니다. 일본과 같은 수준이지만, EU나 대만의 10%보다는 높은 부담입니다. 다행히 자동차와 철강, 반도체 등 일부 품목은 제외되어 직접적인 타격은 제한적이지만, 화학과 전자, 기계 업종의 수출 기업들은 이미 매출 감소를 호소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세수는 줄고, 소송은 늘고
이번 관세 정책의 경제적 효과에 대한 의문도 커지고 있습니다. 책임 있는 연방예산위원회에 따르면, 새로운 301조 관세가 향후 10년간 창출할 세수는 약 1,389조 원으로 추산되는데요. 이는 기존 상호관세로 기대했던 2,487조 원보다 1,207조 원이나 적은 규모입니다. 적용 범위가 좁고 예외 조항이 많아 세수 손실의 60% 정도만 메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 것입니다.
법적 공방도 예상됩니다. 발효 하루 만에 미국 내 향신료 소매업체와 시계 유통업체가 국제무역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는데요. 이들은 국가별 개별 조사 없이 획일적으로 관세를 부과한 것은 대통령 권한의 남용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 조치가 대법원 판결 이전의 상호관세를 대체하는 사실상의 B안이라고 밝힌 바 있어, 법원에서 다시 위헌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국은 15% 선을 지킬 수 있을까
우리에게 가장 시급한 과제는 추가 관세의 향방입니다. 미국은 현재 한국을 대상으로 무역법 301조에 따른 과잉생산 조사를 진행 중인데요. 이 조사 결과에 따라 추가 관세가 나올 경우, 총 관세율이 15%를 넘어설 위험이 큽니다. 정부는 지난해 한미 통상 합의에서 설정한 15% 상한선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마스가 프로젝트를 비롯한 대미 투자 약속을 협상 지렛대로 활용하고 있지만,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주요 기업들은 이미 긴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베트남과 멕시코 등 글로벌 생산 거점의 관세율이 수익성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떠올랐는데요. 고유가와 칩플레이션으로 원가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관세까지 더해지면 스마트폰과 가전 사업의 적자가 우려된다는 게 업계의 중론입니다.
물가 상승 우려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예일대 예산연구소는 최근 관세 정책이 모두 시행될 경우 미국 가구당 연간 추가 비용이 기존 550달러에서 1,100달러로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결국 관세의 부담은 수출 기업을 넘어 일반 소비자에게까지 전가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관세가 투자를 유치한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주장과 달리, 교역국들의 반발과 미국 내 비용 부담이 동시에 커지고 있는 지금, 관세 정책의 실효성과 지속 가능성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이 제기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