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 지역의 극한 가뭄 상황
2026년 8월, 경상남도 곳곳에서 가뭄이 극에 달하고 있습니다. 도내 농업용 저수지 평균 저수율이 31.6%까지 떨어졌는데요, 이는 평년의 44.8% 수준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입니다. 특히 밀양, 거제, 함안, 의령, 창녕 등 5개 시군은 가뭄 단계 중 최고 수준인 심각 단계에 진입했습니다. 벼와 과수가 말라가는 농경지는 이미 2,800여 헥타르를 넘어섰고, 농민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이처럼 상황이 위중해지자 정부는 국가소방동원령을 내렸습니다. 전국에서 소방 물탱크차 100대가 경남으로 급파되었고, 경남과 창원 소방본부 소속 59대까지 현장에 투입되었습니다. 육군과 해군, 공군, 해병대까지 나서 급수차 115대를 지원하며 민관군이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데요. 사흘 동안 논밭에 공급된 물만 2만 6천 톤이 넘지만, 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내고 계곡까지 말라버린 상황이라 인위적인 지원만으로는 한계가 뚜렷합니다.
사실 이번 가뭄은 농업용수뿐만 아니라 과일 산업에도 큰 타격을 주고 있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 조사 결과 사과와 배, 단감 등 과일 피해 신고 면적 1,700여 헥타르 중 무려 99.6%가 경남 지역에서 집중됐습니다. 다행히 사과와 배는 전국 재배 비중에서 경남이 차지하는 부분이 크지 않아 전체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경남이 주산지인 단감은 생산량 감소가 우려되는 상황이고, 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향후 강수 여부에 따라 회복 가능성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장을 지키는 민관군의 노력
가뭄이 장기화하면서 현장에서는 남은 물 한 방울까지 활용하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함안 칠원읍 운곡저수지는 저수율이 7%대로 떨어져 토사로 물길이 막힌 사수위 구간까지 준설 작업을 벌였습니다. 이 작업으로 농업용수 4만 톤을 긴급 공급할 수 있었는데요, 이런 성과는 지역 주민들의 양보와 관정 소유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소방차와 군 급수차, 농협 차량까지 총 13대가 들녘 수로에 직접 물을 공급하며 운동마을과 운서마을의 물 부족을 견디고 있습니다.
박완수 경남지사도 광복절 연휴에 현장을 찾아 군 장병과 소방대원들을 격려했습니다. 그는 한정된 시간 안에 필요한 곳으로 용수가 제때 공급될 수 있도록 세심하게 도와달라고 당부하며, 도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데 행정력을 집중할 것을 강조했습니다. 강원소방본부까지 나서 경남 밀양에 4일간 912톤의 식수를 지원하는 등 전국 각지에서 이웃의 어려움을 돕는 손길이 이어졌습니다.
단비를 기다리며
이번 광복절 연휴 기간인 8월 15일부터 17일 사이, 남해안과 지리산 부근에는 최대 250mm의 많은 비가 예보되었습니다. 예보된 호우가 가뭄 해갈에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데요, 동시에 걱정도 적지 않습니다. 장기간 바짝 마른 땅에 갑작스런 집중호우가 쏟아질 경우 산사태나 토사 유출 같은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농민들 사이에서는 단시간 폭우보다는 오랜 시간 적당한 양의 비가 내려주길 바라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가뭄과 폭우라는 상반된 재난이 동시에 찾아오는 복합 위기 속에서, 남부 지역은 한 방울의 물을 아껴 쓰는 극한의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예보된 강수가 가뭄을 해소하는 긍정적인 소식이 되기 위해서는 철저한 호우 대비와 함께 지역 사회의 연대가 더욱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