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백 명의 민의가 사라진 순간
6.3 지방선거가 끝난 뒤에도 선거관리위원회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전북 지역 교육감 선거에서 1,104명 유권자의 표가 통째로 누락되는 심각한 개표 입력 오류가 발생했는데요. 전주시 완산구 중화산1동 1투표소 결과가 3투표소로 잘못 기재되면서 해당 지역 유권자들의 민의가 증발할 뻔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오류를 인지하고도 대응이 늦어졌다는 점입니다. 완산구 선관위는 개표 다음 날인 4일 새벽에 이미 문제를 알아챘으나, 현충일 공휴일과 상급자 조퇴 등이 겹치면서 전북 선관위원장에게는 9일에야 보고가 이루어졌습니다. 선관위는 득표수 차이가 19표에 불과해 당락에 영향이 없다고 판단하고 후보자들에게도 사실을 알리지 않았는데요, 이 같은 행정 편의주의가 비판을 키웠습니다.
경기도에서도 잇따른 입력 착오
전북만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경기도교육감 선거에서도 성남시와 광주시 등지에서 개표 결과 입력 오류가 확인되었습니다. 성남시 중원구 금광2동 3투표소에서는 안민석 후보와 임태희 후보의 득표수가 서로 뒤바뀌어 입력되었고, 광주시 초월읍에서는 투표소 번호를 혼동해 결과가 중복 반영되는 사고도 있었습니다.
경기도선관위는 관련 위원회 의결을 거쳐 득표수를 정정했으며, 두 후보 간 표차는 기존보다 47표 줄어들었습니다. 다만 이러한 수정이 최종 당락 결과를 뒤집지는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선거의 기본인 개표마저 신뢰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국민적 불만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반복되는 관리 허술, 쇄신 요구 커져
이번 지방선거에서 드러난 관리 부실은 과거 사례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2024년 제22대 총선 수원정 선거구에서는 무려 2,241표의 유효표가 무효표로 잘못 집계되었는데요. 선관위는 두 달이 지나서야 오류를 인지했고, 현재까지 공식 홈페이지에는 잘못된 결과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사실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이어 교육감 선거 개표 오류까지 겹치면서 선관위의 전반적인 업무 능력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에 김민석 국무총리는 선관위의 대오각성을 촉구하며 합동수사본부를 통한 엄정한 수사를 지시했습니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근간이지만, 이를 관리하는 시스템에 균열이 생긴다면 그 신뢰를 회복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