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만에 다시 하나가 된 남도
2026년 7월 1일 새벽 0시, 민형배 초대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이 무안청사에서 취임 선서를 하며 국내 최초의 광역행정통합이 공식화되었습니다. 1986년 광주직할시 승격으로 전남과 광주가 나뉜 지 꼭 40년 만에 이뤄진 일입니다. 인구 320만 명, 예산 20조 원 규모로 국내 3위 자치단체가 탄생한 셈인데요, 민 시장은 자정 출근이라는 상징적 행보로 즉각적인 시정 운영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었습니다.
이번 통합은 순탄치만은 않았습니다. 1990년대 중반부터 논의가 시작되었으나 도청 이전 문제와 양측의 입장 차이로 수차례 중단되었고, 2020년에야 재점화되어 2026년 초 특별법 제정을 거쳐 마침내 실현되었습니다. 40년의 갈라짐을 넘어 다시 하나가 된 전남광주는 이제 대한민국 지방행정사에 새로운 장을 열게 되었습니다.
반도체 800조와 '압도적 성장' 청사진
민형배 시장은 취임사에서 성장, 균형, 기본소득, 녹색도시, 시민주권을 5대 원칙으로 제시하며 '압도적 성장'을 핵심 비전으로 내걸었습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800조 원 규모 반도체 팹 투자를 지역 도약의 결정적 기회로 삼겠다고 밝혔는데요,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특별시의회는 출범 첫날 '글로벌 반도체 전략투자 지원 조례안'을 처리했습니다.
성장 전략은 광주에만 집중되지 않습니다. 광주권의 AI와 문화, 동부권의 소재·항만, 서부권의 해상풍력·에너지, 중남권의 농생명·바이오 역량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지역 격차를 해소하겠다는 구상입니다. 기본소득으로 골목경제를 살리고 RE100 산업 생태계를 통해 탄소중립 선도 도시로 나아가겠다는 청사진도 함께 제시되었습니다.
통합 성공의 열쇠, 시민주권과 갈등 조정
행정 통합이 마무리되었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닙니다. 지역 사회에서는 통합의 성공적 안착을 위해 시민주권 확대와 사회적 갈등 조정 역량이 필수적이라고 주문하고 있습니다. 독립적인 시민주권위원회 설치와 참여예산 확대, AI 기반 디지털 소통체계 구축 등이 구체적으로 제안되었는데요, 이는 정책 결정 과정에서 시민의 목소리를 반영하겠다는 취지입니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대규모 반도체 투자로 성장 동력이 생기는 만큼, 여성과 청소년 등 취약계층이 소외되지 않도록 맞춤형 지원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노동·복지·환경 등 분야별 상설 사회적 협의기구를 조속히 구성하고 초당적 협력을 통해 갈등을 민주적으로 풀어가는 것이 통합특별시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좌우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100일 실행계획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시정 운영에 들어갑니다. 40년의 분리를 딛고 일어선 이 거대한 행정권역이 약속한 '압도적 성장'을 어떻게 실현할지, 그리고 시민의 삶에 얼마나 가까워질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