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위인데 박수가 터져 나온 이유
제네시스가 세계 최고 권위의 내구 레이스 '르망 24시간'에서 한국 완성차 브랜드 최초로 완주에 성공했습니다.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팀의 GMR-001 19번 차량은 24시간 동안 총 372바퀴, 5,069km를 주행하며 최종 13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는데요. 출전한 18대 중 14대만이 완주한 가혹한 무대에서 신생팀이 거둔 성과라 더욱 주목받고 있습니다.
반면 17번 차량은 경기 도중 서스펜션 이상으로 아쉽게 중도 포기했습니다. 하지만 19번 차량이 끝까지 버틴 것은 단순한 순위를 넘어선 의미를 지닙니다. 르망 24시간은 24시간 동안 차량이 극한 상태를 견뎌내야 하는 '자동차 회사의 시험장'으로 불리는데요. 완주 자체가 내구성과 기술력을 입증하는 지표가 되는 곳이죠.
독자 기술로 극한을 달리다
이번에 출전한 GMR-001은 섀시부터 파워트레인까지 제네시스가 독자 개발한 하이퍼카입니다. 가장 빠른 랩에서 평균 시속 236.2km를 기록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차량들과 대등한 성능을 보였는데요. 이는 단일 제조사 팀으로서 이례적인 기술적 성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특히 팀은 정비 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마튜 자미네 선수가 약 4시간 동안 연속으로 운전대를 잡는 이른바 '쿼드러플 스틴트' 전략을 펼쳤습니다. 덕분에 밤사이 순위를 4위까지 끌어올리는 저력을 보였고, 극한의 상황에서도 차량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역량을 입증했습니다. 이번에 확보된 주행 데이터와 기술 노하우는 향후 고성능 양산 차량 개발에 직접적으로 반영될 예정입니다.
유럽 프리미엄 시장을 향한 포석
제네시스의 르망 도전은 단순한 스포츠 활동이 아닌 브랜드 전략의 일환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큽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유럽에서 104만 대가 넘는 판매 실적을 거두며 점유율 4위에 올랐지만,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의 소매 판매량은 2,455대에 그쳤습니다. 이에 제네시스는 내년까지 유럽 판매 거점을 11개국으로 확대하며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습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직접 현장을 방문해 팀을 격려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해석됩니다. 현대차그룹이 미래 모빌리티와 로보틱스 등 신산업을 추진하는 가운데도, 모터스포츠라는 자동차 회사의 본연 DNA를 확실하게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셈이죠. 대회 현장에서는 마그마 GT와 마그마 GT3 콘셉트카를 공개하며 고성능 브랜드 '마그마'의 본격적인 윤곽을 드러냈습니다. 메르세데스 벤츠나 BMW, 아우디 등 독일 3사가 장악한 유럽 프리미엄 시장에서 제네시스가 기술 중심 브랜드로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포석이 점차 구체화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