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시한 압박 속 호르무즈 파병, 신중론으로 기류 전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월 중간선거를 전후로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요구하면서 정부의 외교적 부담이 커지고 있습니다. 원유 수입의 핵심 경로인 호르무즈 해협 안전은 에너지 안보와 직결되지만, 이란과의 직접 군사 충돌 위험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인데요. 정부는 초기에는 미국 주도 해양자유연합 참여를 검토했으나, 최근에는 신중한 기류로 선회하며 방어적 성격의 다국적 임무 기여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실무적으로는 P-8 해상초계기와 폭발물처리반 등 비전투 자산 투입이 논의되었고, 국방부는 UAE 알 다프라 공군기지와 두바이 항만, 바레인 연합해군사령부 등에 조사단까지 파견했습니다. 다만 이란의 공격 표적이 될 수 있는 군수지원함은 제외하고, 청와대는 파병이 최종 방침이 아니라고 선을 긋고 있죠. 윤영관 아산정책연구원 이사장은 파병이 불가피하다면 대북 확장억제 확약 등 안보 측면의 확실한 대가를 함께 확보하는 패키지 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여당 내부서도 "명분 없다"…반대 여론 거세
파병 검토가 알려지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도 강한 반발이 터져 나왔습니다. 당 지도부가 함구령을 내렸음에도 송영길 의원은 이라크 파병 때보다 명분이 없다고 지적했고, 김병주 의원과 박선원 최고위원도 대의명분 없는 전쟁에 휘말려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2003년 노무현 정부 시절 이라크 파병으로 여당이 극심한 진통을 겪었던 전례가 있어, 이번에도 유사한 당내 분열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시민사회의 반대도 거센 상황입니다. 전국민중행동과 민주노총, 대한불교조계종 등 601개 단체가 모여 기자회견을 열고 파병 반대를 외쳤는데요. 이들은 헌법 제5조의 국제평화 유지 정신을 근거로 어떤 형태의 파병도 용납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정부의 명확한 설명이 우선이라며 상황을 관망하고 있어 여권의 정치적 부담은 더욱 가중되고 있습니다.
프랑스와 공조 모색…방어적 임무 참여가 해법인가
이재명 대통령은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호르무즈 해협 항행의 자유 회복을 위해 긴밀히 공조하기로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논의는 직접 파병이 아닌 영국과 프랑스가 제안한 기뢰 제거 등 방어적 성격의 다국적 임무 기여 방안에 초점이 맞춰졌는데요. 미국 주도 작전과 거리를 두면서도 국제사회의 안보 협력에 기여하려는 정부의 외교적 균형 잡기가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이란은 한국이 파병할 경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했고, 실제 이란 실무선에서도 파병 의사를 문의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전문가들은 파병 시 중동 경로를 통한 원유와 LNG 수입 차단은 물론, 중동 내 한국 시설과 국민 안전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영국과 프랑스, 일본 등 주요국들도 미국 주도 작전에 거리를 두는 상황에서 서둘러 결정하기보다 국익과 장병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고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습니다. 오는 17일 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관련 논의가 집중될 전망인데, 정부가 어떤 방향을 선택할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