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에 사흘간 916mm 폭우 쏟아져…산사태로 1명 사망·150명 대피

J경연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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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달 전 수정 · 2026년 8월 18일 오전 6:02

발행: 2026년 8월 17일 오후 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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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에 사흘간 916mm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져 산사태가 발생해 1명이 사망하고 150여 명이 대피했습니다. 사고 지역은 산사태 위험 1등급 지역이었으며, 최근 10년간 호우 사망자의 절반 가까이가 산사태로 인한 것으로 나타나 도심 접근성 산사태의 위험성이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취약 지역 확대 점검과 함께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령해 복구에 나섰지만, 이미 포화된 지반의 추가 붕괴 우려는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기록적인 폭우 덮친 거제, 산사태로 인명 피해 발생

광복절 연휴 사흘간 경남 거제에는 평년 여름철 강수량의 98%에 달하는 916mm의 비가 쏟아졌습니다. 특히 17일 새벽에는 시간당 124.5mm의 기록적인 폭우가 몰아치면서, 1972년 기상 관측 이래 가장 강한 수준이었는데요. 이 극한 호우로 인해 옥포동의 한 아파트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20대 남성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습니다. 토사가 아파트 1, 2층을 덮치면서 150여 명의 주민이 긴급 대피했고, 거제와 통영 전체로는 총 4명의 인명 피해가 집계되었습니다.

이번 산사태는 우연이 아니었습니다. 행정안전부 통계를 보면 최근 10년간 호우로 인한 사망 및 실종자 160명 가운데 75명, 절반에 가까운 인명이 산사태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특히 태풍보다 집중호우 때 산사태 피해가 더 크게 발생한다는 점에서, 이번 사고는 단순한 자연재해를 넘어선 경고로 받아들여져야 합니다.

이미 포화된 지반, 도심 산사태의 위험

사고가 난 옥포동 아파트 인근 산지는 산림청 산사태정보시스템에서 위험도가 가장 높은 1등급으로 분류된 지역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아파트가 바로 산비탈에 붙어 지어져 있었고, 토사는 시속 70km 이상의 속도로 순식간에 1층을 덮쳤습니다. 주민들은 천둥 같은 굉음에 겨우 잠에서 깨어나 대피했고, 일부는 맨손으로 파묻힌 이웃을 구조하기도 했는데요.

문제는 이런 위험 지역이 전국에 3만 4천여 곳이나 된다는 겁니다. 정부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인명피해 우려 지역을 9,412곳으로 확대 관리하고 취약 지역도 늘려 점검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지반이 완전히 포화된 상태에서 추가 강우가 예보되고 있어, 전문가들은 적은 양의 비에도 추가 산사태나 옹벽 붕괴 위험이 매우 높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극한 호우 속에서 드러난 취약한 도시

기록적인 비는 거제 전체를 마비시켰습니다. 도로 20여 곳이 통제되고 버스와 택시 운행이 중단됐으며, 상가와 주택이 침수되고 2,100여 세대가 정전되는 등 기반 시설이 붕괴되었습니다. 소방청은 국가소방동원령을 세 차례나 발령하며 부산, 대구, 울산 등에서 인력과 장비를 긴급 투입했습니다.

반면 이번 폭우로 경남 지역의 심각했던 가뭄은 상당 부분 해갈되었습니다. 농업용수 저수율이 크게 올라 거제와 함안 등이 가뭄 경보에서 벗어났는데요. 앞으로 남은 우기 동안 이미 포화 상태가 된 지반에 추가 강우가 내린다면, 비슷한 피해가 반복될 가능성이 충분히 높습니다. 정부의 사후 대책 못지않게, 산사태 위험 지역에 대한 선제적인 정비와 주민 대피 체계 정비가 시급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