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설상 스포츠의 버팀목이 위태롭다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 한국 스노보드의 은메달을 책임졌던 평행대회전 종목이 올림픽 무대에서 퇴출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이 종목은 1998년 나가노 대회에서 처음 도입되어 한국 설상 종목 최초의 메달이자, 현재까지 한국이 보유한 스키·스노보드 올림픽 메달 2개를 모두 안겨준 '행운의 종목'입니다. 그러나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6월 중 최종 결정할 종목 재승인 검토에서 평행대회전을 '보류' 상태로 분류하면서, 선수들과 팬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퇴출 논의의 핵심, 공정성과 젊은 관심도
IOC가 평행대회전 퇴출을 검토하는 이유는 몇 가지로 집약됩니다. 먼저 경기의 공정성에 대한 의문입니다. 결선에서 코스 선택권을 가진 선수가 먼저 슬로프를 고르는 방식인데, 날씨와 설질 변화 등 통제 불가능한 변수가 승부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또한 이 종목은 경험과 심리적 안정감이 매우 중요한 '베테랑 친화적' 종목으로, 이번 올림픽에도 40대 이상 선수들이 다수 출전했습니다. 이러한 고령화 현상은 IOC가 젊은 층의 관심을 끌고 새로운 스타를 배출해야 한다는 미션과는 괴리가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더불어 프리스타일 스노보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시청률이 낮고 젊은 팬덤 형성이 부족하다는 점도 퇴출 논의에 불을 지피고 있습니다.
선수들의 필사적 외침과 불확실한 미래
이러한 위기 속에서 전 세계 평행대회전 선수들은 목소리를 모으고 있습니다. 한국의 김상겸 선수를 비롯한 선수들은 소셜미디어에 '#keepPGSolympic' 해시태그를 달아 종목 유지 캠페인을 펼치고 있죠. 그들은 이 종목이 남녀 고르게 참여해 성평등에 부합하고, 부상 위험이 적어 선수 수명이 길며 지속 가능한 종목이라고 주장합니다. 특히 김상겸 선수의 경우, 아버지의 투잡과 자신의 막노동이라는 힘든 시간을 견디며 올림픽 메달을 일궈낸 만큼, 이 종목이 젊은 선수들에게 꿈을 줄 수 있는 통로가 되어야 한다고 호소합니다. 현재 국제스키연맹(FIS)과 IOC 사이에 긍정적인 대화가 오가고 있다는 소식도 있어, 종목 유지에 대한 희망을 완전히 접을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일부 선수는 평행대회전과 함께 평행회전 종목을 추가하는 복안도 내놓으며 대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한국 스노보드의 미래를 짊어진 이 종목의 운명은, 선수들의 노력과 IOC의 판단이 맞서는 가운데 결정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