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호르무즈 해협 군함 요청, 동맹국들은 왜 신중한가

한M경한
87개의 관련 기사

8달 전 수정 · 2026년 3월 16일 오전 5:50

발행: 2026년 3월 14일 오후 9:49

요약 생성중...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란과의 긴장 고조 속에 호르무즈 해협 안보를 이유로 중·일·한·영·프 5개국에 군함 파견을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각국은 군사적 충돌 위험, 이란과의 관계, 전쟁 정당성에 대한 의문 등을 이유로 '신중한 검토'라는 모호한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란은 동맹국 선박에 대한 해협 폐쇄를 선언하며 맞서고 있어, 동맹국의 군사 지원 없이는 해협 안보 확보가 어려울 전망입니다.

동맹국에 보낸 '파병 청구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을 위해 동맹국들에 군함 파견을 요청했습니다.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와 공개 발언을 통해 중국, 프랑스, 일본, 한국, 영국 등 5개국에 호르무즈 해협으로 군함을 보내달라고 직접적으로 요구했는데요. 이 요청의 배경에는 이란과의 군사적 긴장 고조와 해협 봉쇄 위협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선제 공격 이후 본격화된 대이란 전쟁에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송로를 위협하며 '벼랑 끝 전술'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협을 통해 원유를 수입하는 국가들이 스스로 항로 책임을 져야 한다는 논리를 펼치며, 미국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모든 옵션 검토'라는 신중한 답변들

그러나 요청을 받은 국가들은 하나같이 즉각적인 동의나 거절보다는 모호하고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영국은 에드 밀리밴드 에너지안보 장관이 "모든 옵션을 검토 중"이라고 밝히며, 기뢰탐지 드론 제공 같은 비군사적 지원 방안도 논의 중입니다. 일본은 오는 18일 예정된 미일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가 논의될 가능성이 높지만, 자위대 파병에는 평화헌법과 안보법 등 높은 법적 장벽이 있다는 점을 계속해서 강조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군사 행동 중단을 촉구하며 중재 외교에 나서겠다는 입장이고, 한국 역청와대는 "한미 간 긴밀한 소통을 통해 신중히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이런 미온적인 반응은 단순한 주저가 아니라, 자국의 전략적 이익과 복잡한 지정학적 리스크를 저울질하는 과정으로 읽힙니다.

각국의 주저에는 구체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군사적 개입의 직접적 위험입니다. 호르무즈 해협은 폭이 좁아 '킬 박스'로 불리며, 이란이 기뢰나 드론, 미사일로 공격하기 쉬운 지형입니다. 전문가들은 단순한 해군력 배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오히려 이란에 공격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둘째, 이란과의 관계입니다. 일본과 중국은 에너지 수입을 위해 이란과 오랜 외교적, 경제적 관계를 유지해왔습니다. 군함 파견은 이러한 관계를 단번에 적대적으로 전환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셋째, 전쟁의 정당성에 대한 의문입니다. 영국 자유민주당과 같은 정치 세력은 이 전쟁이 무모하며, 미국의 지시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란의 계산과 불확실한 향후 전망

한편, 이란은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에 맞서 자신들의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은 "호르무즈 해협은 미국과 그 동맹국 선박에 대해서만 폐쇄되어 있다"고 선을 그었는데요. 이는 실질적으로 해협 이용 선박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서방 국가들을 겨냥한 발언입니다. 그는 미국의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군사 시설을 타격한 것은 정당방위라 주장하며, 핵무기 개발 의도는 없으나 필요시 우라늄 농축 수준을 높일 수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강경 발언은 협상 카드이자, 미국의 동맹국 결집 시도에 대한 맞대응으로 해석됩니다.

향후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협상을 원한다고 언급했지만, 이란은 미국 측의 구체적인 제안이 없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미국은 일본 주둔 해병대를 중동으로 이동시키는 등 군사적 압박을 지속하고 있으나, 동맹국의 광범위한 군사 지원 없이는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한 안보를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결국, 각국은 호르무즈 해협이라는 전략적 요충지를 두고 미국의 동맹국으로서의 의무, 자국의 에너지 안보, 그리고 중동에 발을 들이민 군사적 모험 사이에서 고민하는 모습입니다. 단기적으로는 기뢰 제거 작전이나 드론 감시 같은 제한적 협력이 논의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