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체적 부실로 이어진 비극
제주에서 실종 신고된 두 사람이 모두 숨진 채 발견되면서 경찰의 초동 대응과 수사 과정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제주 서부경찰서는 지난 5월과 7월 각각 접수된 실종 신고를 허위로 종결 처리했는데요. 구속된 부 경장은 실종자와 통화한 적이 없다며 일부 혐의를 시인했습니다.
사실 이 사건은 단순한 실종 신고 처리 미흡을 넘어 전산 기록까지 조작된 심각한 사안입니다. 부 경장은 한 실종자를 교통사고 사망으로, 다른 실종자는 소재 확인으로 각각 전산 시스템에서 임의로 종결했습니다. 이런 허위 종결로 인해 실종자들의 생사를 확인할 수 있는 초기 수사가 완전히 차단되었고, 그 결과 두 사람 모두 뒤늦게 사망한 상태로 발견되었습니다.
골든타임을 놓친 늑장 대응
경찰의 대응이 얼마나 미흡했는지는 구체적인 일정을 보면 쉽게 확인됩니다. 지난 7월 19일 세 번째 실종 신고가 접수되었는데, 경찰은 16일이 지난 8월 4일에서야 통화 기록과 카드 사용 내역 확인을 위한 영장을 작성했습니다. 부 경장이 실종자와 통화했다는 주장이 거짓일 수 있다는 의심을 품고 통신 기록을 확인한 것은 신고 접수 22일이나 지난 8월 10일이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수사 과정에서의 보고서 조작입니다. 경찰은 장 씨와 부 경장 간 통화 기록이 없었다는 핵심 사실을 보고서에서 의도적으로 제외했습니다. 대신 실종자가 위치 비공개를 요청했다는 허위 진술을 그대로 기재하고, 남자 친구의 두 번째 신고 사실까지 누락시켰습니다. 이런 식의 기록 왜곡은 실종 사건을 허위로 종결하려는 의도가 있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사건 본질과 다른 방향의 정치권
사건의 심각성에 따라 정치권도 현장을 찾아 경찰의 부실을 질타했습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사건과 무관한 외국인 불법체류 문제를 연결 지으며 또 다른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번 사건에 외국인이나 불법체류자가 연루되었다는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제주 현장을 방문해 경찰의 대응을 비판하면서도, 제주도 내 불법체류자 중 상당수가 중국인이라는 통계를 제시했습니다. 치안 문제에 대한 우려는 타당할 수 있지만, 아직 범행 동기와 경위조차 밝혀지지 않은 실종 사망 사건에 특정 국적을 거론하는 것은 사건의 본질을 흐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경찰은 현재 프로파일러와 포렌식 수사를 통해 부 경장의 정확한 범행 동기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