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장 증인 채택과 서면 제청 논란
조희대 대법원장이 이재명 대통령과의 면담 없이 손봉기 부장판사를 대법관으로 서면 제청한 사건이 정국의 뜨거운 감으로 떠올랐습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이와 관련해 조 대법원장과 노경필 법원행정처장을 오는 31일 현안질의 증인으로 채택했는데요. 법사위는 대법관 제청 과정의 서면 통보 경위와 한덕수·이상민 내란 사건을 전원합의체로 회부하며 판결이 지연된 구체적인 사유를 직접 확인할 계획입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번 증인 채택이 헌법상 제청권을 국회가 사후 심문하려는 행태라며 '사전 탄핵 청문회'라고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표결 도중 집단 퇴장을 하며 항의의 뜻을 보인 여당은 오히려 증인으로 나와야 할 사람은 대법원장이 아닌 대통령이라고 맞받아쳤죠. 사실 조 대법원장은 지난 법사위 출석 요구 때도 '사정이 있다'며 응하지 않았고, 이번에도 나흘째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침묵을 지키고 있습니다.
법원행정처 폐지와 사법개혁안
이번 논란을 계기로 더불어민주당은 사법개혁안 처리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핵심은 법원행정처를 폐지하고 단순 집행 업무만 담당하는 사무처로 강등시키는 내용인데요. 지난해 12월 발의된 법원조직법 개정안에는 제왕적 대법원장 체제를 타파하기 위해 판사회의를 통한 법원장 직접 선출 방식까지 담겨 있습니다. 김승원 법사위 여당 간사는 대법원장의 기동대 역할을 하는 법원행정처가 불합리한 결과를 낳고 있다며 권한 축소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민주당은 이와 함께 법왜곡죄와 재판소원제, 대법관 증원법을 포함한 '사법개혁 3법' 처리도 우선 검토하고 있습니다. 법관 정직 기간 상한을 2년으로 확대하는 법관징계법 개정안과 퇴직 후 5년간 사건 수임을 제한하는 변호사법 개정안 역시 재추진할 방칮입니다. 이들은 대법원장의 권한 남용을 막고 사법행정의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사퇴 요구와 탄핵 가능성
민주당 지도부는 조 대법원장을 향해 즉각적인 사퇴를 강력히 촉구하고 있습니다. 김민석 대표는 사법부가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고, 이성윤·서미화·한민수 최고위원 등은 조 대법원장이 대통령을 모욕하고 국민을 무시해 사법부 권위를 훼손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사퇴하지 않을 경우 국회 차원의 강력한 대응과 탄핵 추진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데요.
당연히 여당과 사법부의 갈등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입니다. 국민의힘은 야당의 움직임이 사법부 독립성을 훼손하는 정치 공세라고 맞서고 있고, 민주당은 제왕적 대법원장 체제의 개편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법사위 현안질의에서 조 대법원장이 어떤 해명을 내놓느냐에 따라 사법개혁안의 처리 속도와 정국의 온도가 함께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