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에 마비된 수도권 교통, 지자체 간 협력 체계 구축이 해법일까

경중
2개의 관련 기사

일 년 전 수정 · 2025년 12월 7일 오후 7:52

발행: 2025년 12월 7일 오후 7:52

요약 생성중...

수도권 첫눈으로 인한 교통 대란은 단순한 기상 현상이 아닌, 지자체 간 협력 부재와 제설 시스템의 구조적 한계를 드러냈습니다. 도로법상 관리 의무는 있으나 세부 지침과 경계 구간 협력 체계가 미비해 피해가 확대되었죠. 기후변화 시대를 맞아 행정구역을 넘는 공동 대응 시스템 구축과 시민의식 함양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예고된 폭설, 왜 교통은 마비됐나

지난 4일과 5일, 예고된 첫눈이 수도권을 덮쳤습니다. 기상청의 사전 예보에도 불구하고,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도로는 순식간에 마비되었습니다. 차량들은 한치 앞도 나아가지 못한 채 몇 시간씩 발이 묶였고, 경복궁역과 자하문터널 구간에서는 버스가 한 정거장을 이동하는 데 1시간이 걸리기도 했죠. 시민들은 차를 버리고 걸어서 귀가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폭설 관련 신고는 5200여 건에 달했고, 낙상 사고 등 안전 문제도 잇따랐습니다. 사실 이번 적설량은 5cm로, 기상 이변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이렇게 대규모 교통 대란이 발생한 배경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제설 책임과 협력의 사각지대

서울시는 오후 2시부터 제설제 살포 등 대응에 나섰지만, 도로가 강추위에 얼어붙어 효과를 보지 못했다고 해명했습니다. 퇴근 시간대 차량 증가로 추가 작업도 어려웠다는 설명이었죠. 그러나 많은 시민과 전문가들은 이 해명에 공감하지 못했습니다. 사전 예보가 있었음에도 신속한 초동 대응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입니다. 더욱 복잡한 문제는 지역 경계 구간에서 발생했습니다. 용인시 영덕고가도로에서는 빙판길에 미끄러진 차량 4대가 충돌하는 사고가 일어나 도로가 통제되기도 했습니다. 인접한 수원시는 용인시 구간 제설 미흡으로 인한 교통 혼잡을 우려해 협력 공문을 발송할 계획을 밝혔습니다. 이 사례는 지자체 간 협력 체계가 명확하지 않을 때,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법적 틈새와 현실의 괴리

도로법에 따르면 국가는 도로의 안전한 상태 유지를 관리해야 합니다. 하지만 제설 작업의 범위나 시점, 세부적인 실행 지침은 마련되어 있지 않은 실정입니다. 게다가 일반도로, 지방도, 고속도로 등 도로별 관리 주체가 각기 다르기 때문에, 지역 경계 구간에서는 신속한 대응이 어려운 구조적 한계가 존재합니다. 한국행정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이 문제를 지적하며, 제설 대상 구역을 세분화하고 지자체와 도로관리청 간 협업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현행 시스템은 도로 관리를 '구간' 단위로 나누지만, 눈은 행정구역을 가리지 않는다는 점이 근본적인 모순입니다. 시민들 사이에서도 수원시와 용인시 경계의 영통고가도로를 '영덕고가'로 혼동하는 등, 지역 경계에 대한 인식 자체가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기후변화 시대, 재난 대응 시스템의 전환점

기후변화로 인해 갑작스러운 폭설이나 집중 호우와 같은 이상 기후가 빈번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메가시티인 수도권의 교통 행정은 더욱 복잡해질 테죠. 이번 사태는 단순한 제설 작업 지연을 넘어, 재난에 대한 우리 사회의 대응 시스템 전반을 점검해야 할 시점임을 알립니다. 정부와 지자체는 이번 폭설에서 드러난 각종 미비점을 철저히 분석해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특히 행정구역 경계와 도로 관리 주체가 다른 '사각지대'에 대한 공동 대응 매뉴얼과 실시간 협력 체계 구축이 시급해 보입니다. 동시에 시민 개개인의 대처 능력과 공동체 의식도 중요한 시대가 되었습니다. 위기 상황에서 신속하게 정보를 공유하고, 이웃과 협력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함께한다면, 다음 재난은 더 잘 극복할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