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세 완화·ISA 원상복구, 세제개편안 '대폭 수정'
정부가 2026년 세제개편안을 대폭 손질해 최종 확정했습니다. 당초 비거주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를 축소하고 ISA 혜택을 제한하려던 방침을 모두 되돌렸는데요. 국민적 반발과 정치권의 보완 요구가 집중되면서, 불과 한 달 만에 정부안의 핵심 골격이 뒤바뀐 셈입니다. 수정된 안은 9월 3일 국회에 제출돼 심사를 받게 됩니다.
비거주 1주택자도 12억 공제...부부 공동명의 차별 해소
이번 수정의 핵심은 종부세 기본공제액 조정입니다. 정부는 실거주 1주택자의 공제액을 기존 12억 원에서 14억 원으로 올리기로 한 원안은 유지하면서도, 비거주 1주택자의 공제액을 9억 원으로 낮추려던 계획을 철회했습니다. 결국 비거주 1주택자도 기존과 마찬가지로 12억 원을 공제받게 되며, 거주 여부에 따른 공제 차등은 2억 원으로 줄어들었습니다.
부부 공동명의에 대한 처리도 바뀌었습니다. 원안에서는 비거주 부부 공동명의의 공제액을 기존 18억 원에서 8억 원으로 크게 깎으려 했는데, 최종적으로는 부부 각각 6억 원씩 합산 12억 원을 공제하는 방향으로 조정됐습니다. 이는 명의 형태에 따른 과세 차별을 완화하고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됩니다. 또한 보유세 급등을 막는 세 부담 상한선 역시 당초 200%로 올리려다 현행 150%를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ISA 개편안도 '없던 일'...연장·이월 제한 모두 취소
종부세 외에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즉 ISA에 대한 조정도 눈에 띕니다. 정부는 ISA의 무제한 만기를 5년으로 제한하고, 연간 납입 한도 미사용분의 다음 해 이월을 금지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방침이 모두 취소되어, 의무가입기간 3년만 채우면 만기를 계속 연장할 수 있고 미사용 한도도 그대로 이월됩니다. 신설될 예정인 생산적금융 ISA 역시 기존 ISA와 동일한 조건을 적용받게 되어 가입자의 선택 폭이 넓어질 전망입니다. 더불어 청년형 ISA와 청년미래적금의 중복 가입도 허용하기로 했습니다.
국민 97%가 외면한 개편안...정책 신뢰도 흔들
사실 이번 대폭적인 수정은 국민적 저항이 거세진 결과입니다. 지난달 입법예고 기간 동안 세법 개정안에 대해 접수된 의견 1만 7,000여 건 가운데, 찬성은 고작 3.1%에 그쳤습니다. 반면 반대 의견은 39.7%에 달했고, 특히 종부세법 관련 찬성률은 2%대에 머물렀습니다. 이처럼 압도적인 반대 여론 속에서 정부가 설익은 안을 내놓았다가 뒤늦게 고쳤다는 비판이 나오는 건 어쩌면 당연한 수순입니다.
문제는 단기간에 정책이 여러 차례 뒤집히면서 시장의 혼란과 정책 불신이 커졌다는 점입니다. 일각에서는 입법예고라는 정상적인 절차를 거쳤다고 해도, 핵심 세제를 둘러싼 정부의 방향 설정이 일관성을 잃었다고 지적합니다. 앞으로 국회 심사 과정에서 추가적인 보완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어, 주택 시장과 금융 투자자들의 불확실성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