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 분노가 정권을 흔들었습니다.
마다가스카르에서 Z세대가 주도한 반정부 시위가 군부의 합류로 이어지며 안드리 라조엘리나 대통령 정권이 사실상 붕괴했습니다. 지난달 말 수도 안타나나리보에서 잦은 단수와 정전에 항의하며 시작된 시위는 '전기보다 자유'를 외치는 청년들의 거리 행진으로 빠르게 전국으로 확산되었습니다. 라조엘리나 대통령은 내각 해산 등 진화 노력을 기울였지만, 오히려 시위는 대통령 퇴진 요구로 격화되며 최소 22명의 사망자를 내는 유혈 사태로 번졌습니다.
사태의 결정적 전환점은 지난 11일 엘리트 군 부대인 캡사트(CAPSAT)가 시위대에 합류하면서 찾아왔습니다. 이 부대는 2009년 라조엘리나 대통령이 권력을 잡는 데 핵심 역할을 했던 세력인데요, 정부의 발포 명령을 거부하고 시민 측에 섰습니다. 이후 헌병대와 경찰까지 가담하며 군부의 대열이 완전히 흔들렸고, 대통령은 '불법 쿠데타'를 주장하며 신변 안전을 이유로 해외로 피신했습니다.
군부 장악과 탄핵이라는 이중고.
대통령이 피신한 가운데, 마다가스카르 의회는 지난 14일 라조엘리나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을 가결했습니다. 하지만 상황은 복잡했습니다. 탄핵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대통령이 페이스북을 통해 의회 해산령을 발표한 것이죠. 이로 인해 탄핵의 법적 효력과 해산령의 적법성을 둘러싼 치열한 공방이 예상됩니다. 의회 측은 대통령의 해산령이 헌법이 요구하는 상원과의 사전 협의 없이 이루어졌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탄핵안이 통과된 직후, 캡사트 부대의 마이클 랜드리아니리나 대령은 국영 라디오를 통해 정권을 장악했음을 선언했습니다. 그는 의회를 제외한 모든 국가 기관을 해산하고, 의회·정부·사법부 연합체가 최대 2년간 국가를 운영할 과도기 체제를 수립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새 헌법을 제정하기 위한 국민투표 실시 계획도 발표했습니다. 헌법재판소는 이미 랜드리아니리나 대령에게 국가원수 권한 행사를 촉구하는 성명을 내는 등 새로운 권력 구조에 협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라조엘리나 대통령의 행방과 국제사회의 반응.
라조엘리나 대통령의 정확한 행방은 아직도 베일에 싸여 있습니다. 초기에는 대통령궁 벙커에 있다는 보도가 나왔으나, 이후 그는 직접 SNS를 통해 "생명의 위협을 느껴 안전한 곳으로 피신했다"고 밝혔습니다. 프랑스 언론을 비롯한 여러 외신 보도에 따르면, 그는 프랑스 군용기를 타고 두바이로 떠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프랑스 시민권자이기도 해 전승국인 프랑스의 개입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지만, 프랑스 정부는 이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아프리카연합(AU)은 마다가스카르의 헌정 질서와 민주주의가 위협받고 있다며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이번 사태는 네팔에 이어 Z세대 주도 시위가 정부를 무너뜨린 두 번째 사례로 기록되며, 소셜미디어를 통한 청년들의 조직력과 군 내부의 동조가 얼마나 강력한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마다가스카르는 독립 이후로 쿠데타와 정권 교체가 반복되어 온 정치적 불안정 국가이며, 세계 최빈국 중 하나로 꼽힙니다. 심각한 빈곤, 실업, 부패 문제가 청년 세대의 절망감과 분노를 촉발한 근본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불확실한 미래와 남은 과제.
군부가 주도하는 과도 정권이 향후 2년 동안 안정적으로 국가 운영을 할 수 있을지가 최대 관건입니다. 새 헌법 제정과 국민투표라는 계획이 현실화되려면 국내외의 광범위한 합의와 지지가 필요합니다. 한편 해외로 피신한 라조엘리나 대통령의 다음 수단도 불확실합니다. 사임을 공식화할지, 아니면 망명 정부를 수립하는 등 저항을 시도할지 주목됩니다. 마다가스카르의 정치 공백이 장기화될 경우, 경제난과 사회적 혼란은 더욱 깊어질 것이 우려됩니다. 이번 사태는 기본적인 생활 인프라 부재와 청년 세대의 소외가 어떻게 국가적 위기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