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서양 한복판에서 발생한 비상
2026년 5월, 남대서양을 항해 중이던 네덜란드 국적 크루즈선 MV 혼디우스호에서 한타바이러스 집단 감염 사례가 보고됐습니다. 현재까지 8명이 감염됐고, 이 가운데 3명이 사망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크루즈선 관련 위험도를 ‘중간’, 전 세계 위험도는 ‘낮음’으로 평가했습니다. 이번 사태가 팬데믹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입니다.
감염된 바이러스는 안데스 변종으로, 주로 설치류 배설물을 통해 전파되며 사람 간 전파가 보고된 유일한 종입니다. 초기에는 발열과 근육통 등 독감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다가 급격히 호흡곤란과 폐부종으로 진행됩니다. 치명률은 20~35%로 높지만, 코로나19처럼 공기 중으로 쉽게 퍼지지는 않습니다.
왜 백신과 치료제는 여전히 없나
안데스 바이러스가 발견된 지 20년이 넘었지만, 아직 승인된 백신이나 항바이러스제는 없습니다. 핵심은 환자 수가 적고 발생 지역이 분산돼 대규모 임상시험을 설계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상업성도 낮아 바이오기업의 투자 유인이 부족한 상황이죠.
미국 육군감염병연구소(USAMRIID)가 DNA 백신 1상 시험을 완료했지만, 3상까지 진행하려면 추가 재원이 필요합니다. 연구팀은 mRNA 백신 개발도 대안으로 검토 중입니다. 기후변화로 설치류 서식지가 확대되면서 인간과의 접촉 기회가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국내 위험도는 낮지만…여행자 주의 당부
질병관리청은 국내에 한타바이러스를 매개하는 설치류가 서식하지 않고 해외 유입 사례도 없어 공중보건학적 위험도가 낮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남미 지역 여행자에게는 설치류 접촉을 피하고 폐쇄 공간 방문을 자제하도록 권고했습니다.
각국 보건당국은 크루즈선에서 하선한 승객들을 추적 중입니다. 미국 5개 주와 영국, 네덜란드 등 12개국이 자국민 모니터링에 나섰습니다. WHO는 “잠복기가 최대 6주까지 이어질 수 있어 추가 사례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