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에 눈길 돌린 종부세 개편, 세수 효과는 그대로
정부가 발표한 지 불과 한 달 만에 종합부동산세 개편안의 핵심 내용을 수정했습니다. 2026년 9월 1일 국무회의에서 확정된 세제개편안은 비거주 1주택자의 기본공제를 당초 9억원에서 현행 12억원으로 유지하고, 세부담 상한 인상 계획도 철회했는데요. 이런 완화 조치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향후 5년간 세수가 3조 4천억원 이상 늘어날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이번 수정은 지난 8월 발표 당시 불거진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과도한 세 부담 논란이 주요 배경이 되었습니다. 특히 직장이나 자녀 교육 등으로 일시적으로 거주하지 못하는 경우까지 피해를 본다는 지적이 거세게 일었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수정 요구도 이어졌죠. 그 결과 부부 공동명의 비거주자의 경우 기본공제액도 1인당 4억원에서 6억원으로 올렸습니다.
당연히 정부의 이번 조치는 시장 안정을 염두에 둔 측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공정시장가액비율을 60%에서 70%로 올리고, 과세표준 6억원에서 12억원 구간의 세율을 인상하는 등 보유세 강화의 뼈대는 그대로 남았습니다. 비거주 1주택자의 공제만 일부 되돌렸을 뿐, 고가주택에 대한 과세 기조는 유지되고 있는 셈이죠.
고가주택 시장과 전월세에 미칠 파장은
이번 개편안이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엇갈린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비거주 1주택자의 보유세 부담이 다소 줄어든 것은 사실입니다. 서초구 반포자이 전용 84제곱미터를 비거주 1주택으로 보유한 경우, 수정안 적용 시 내년 보유세는 2,641만원으로 당초안보다 677만원 감소하는 셈입니다.
반대로 실거주 혜택이 강화되면서 전월세 시장의 불안은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집주인들이 세금 혜택을 받기 위해 세입자를 내보내고 직접 입주하는 경우가 늘어날 경우, 임대 공급이 줄어 전세와 월세 가격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겁니다. KB국민은행 부동산연구팀도 이러한 공급 감소 가능성을 분석한 바 있습니다.
물론 시장 전반을 뒤흔들 정도의 파격적 변화는 아니라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장기보유특별공제의 거주 중심 전환이나 양도차익 공제 10억원 제한 등이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에, 고가주택 소유주들은 여전히 높은 양도세 부담을 느끼고 있습니다. 결국 이번 조치는 비거주자의 민심을 달래기 위한 성격이 강하며, 근본적인 시장 변화보다는 일시적 안정 효과에 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많습니다.
정치권 공방과 남은 국회 심사
이번 개편안을 두고 정치권의 공방도 가열되고 있습니다. 조국혁신당의 조국 혁신정책연구원장은 이를 두고 2028년 총선을 의식한 유턴이라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그는 전국 주택 소유자 가운데 종부세 납부자가 3퍼센트에 불과하고, 1가구 1주택자로 좁히면 1퍼센트 수준이라며 서민이 아닌 상위 1퍼센트의 이익만 지켜준 결정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사실 이번 세법 개정안은 아직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한 상태입니다. 정부는 9월 3일까지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며, 국회 심사 과정에서 또다시 내용이 바뀔 가능성이 큽니다. 이에 따라 2027년 세입 예산에 반영될 1,000억원 규모의 세수 감소분은 당장 수정하지 않고, 최종 확정된 내용을 한꺼번에 반영하기로 했습니다.
국회에서 최종 결정이 내려지기 전까지는 집주인과 세입자 모두 성급한 판단을 내리기보다는 지켜보는 것이 현명할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의 보유세 개편 기조가 어디까지 유지될지, 그리고 실거주와 비거주 간 과세 형평은 어떻게 맞춰질지 주목해야 할 부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