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전 이후 최대 규모 감축안
미국이 유럽에 주둔 중인 미군 병력 가운데 최대 4만 명을 철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NBC 보도에 따르면 알렉서스 그린케위치 미 유럽사령부 사령관은 지난 18일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에게 관련 검토 보고서를 제출했는데요. 현재 유럽에는 약 8만 명의 미군이 배치돼 있어, 감축이 현실화하면 전체 병력의 3분의 1에서 절반가량이 줄어들게 됩니다. 미국이 1990년대 냉전 종식 이후 추진한 유럽 주둔군 감축 가운데 가장 큰 규모입니다.
감축 대상에는 육군과 해군, 공군 병력뿐 아니라 유럽에 배치된 전투기와 구축함, 탄약 등도 포함됩니다. 주둔 규모가 가장 큰 독일에는 약 3만 6천 명이, 이탈리아에는 약 1만 2천 명이 머물고 있고 스페인에는 미 공군과 해군의 주요 거점이 자리하고 있어 이들 국가가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전망입니다.
배경에 깔린 정치적 계산
이번 검토는 단순한 군사 재편 논의로만 보기 어렵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독일과 이탈리아, 스페인 등을 이란 전쟁 지원에 비협조적이거나 비판적인 국가로 지목해 왔는데요. 비용 절감과 전략적 재배치라는 명분 뒤에 동맹국에 대한 압박 성격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다만 감축되는 병력 전부가 유럽을 떠나는 것은 아닙니다. 보고서에는 일부 병력을 나토 동부전선 국가로 재배치하는 방안도 담겨 있습니다. 러시아와 맞닿은 동유럽 국가들로 전력을 옮겨 위협에 대응하면서, 서유럽 주둔 규모는 줄이는 방식인 셈입니다.
11월 최종 결정 앞두고 촉각
현재로서는 검토 단계이며 최종 결정은 아직 내려지지 않았습니다. 최종 권고안은 오는 11월 6일 제출돼 트럼프 대통령 보고를 거쳐 확정될 예정입니다.
유럽 안보 체제에 미칠 파장도 관심사입니다. 나토 회원국들은 그동안 미국의 군사적 존재를 안보의 핵심 축으로 삼아 왔기 때문입니다. 실제 감축이 이뤄질 경우 유럽이 자체 방위 역량을 어디까지 끌어올려야 하는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