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분의 기록, 그리고 시민들
2026년 10월 13일 오후 1시 48분, 인천 남동구 구월동의 대형 상업시설에서 흉기 난동이 시작됐습니다. 112에 접수된 신고는 7분 남짓 사이 19건. "칼부림이 났다", "칼을 손에 묶고 있다", "피바다 됐다"는 다급한 목소리가 녹취록에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현장에 있던 시민 5명이 먼저 움직였습니다. 23세 신중현 씨가 의자를 던져 피의자를 넘어뜨렸고, 나현준(31) 씨 등이 함께 제압에 나서면서 난동은 5분 만에 멈췄죠. 신고와 제압이 동시에 이뤄진 이 7분이 피해 확산을 막은 결정적 장면이었습니다.
남겨진 상처와 보상금의 행방
피해는 컸습니다. 10명이 흉기에 다쳤고, 그중 19세 A양은 심정지 상태로 이송돼 응급수술 후 맥박을 되찾았지만 일주일이 넘도록 의식불명입니다. 경찰은 체포 공로로 시민 3명에게 500만원, 2명에게 300만원, 모두 2,100만원의 보상금을 지급했습니다.
그런데 이 시민들은 보상금을 A양의 어머니에게 직접 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자신들이 받은 상을 가장 큰 고통을 겪은 이에게 돌리겠다는 겁니다. 수여식은 피해자 상황을 고려해 비공개로 진행됐고, 행정안전부와 경찰청은 정부 포상도 검토 중입니다.
A양의 8년 지기 친구는 온라인 탄원서로 가해자의 엄중 처벌을 요구했고, 서명은 1만5천 명을 넘었습니다. 인천지방공소청은 A양에게 긴급구조금 5천만원과 긴급생계안정비 350만원을 지급하고, 부상자 8명에게 국선변호인을 선정했습니다.
수사와 정책, 남은 숙제
최충락(59)은 과거 전처 살해 시도로 복역한 전력이 있고, 범행 당시 전자발찌를 착용한 상태였습니다. 그는 과거 치료받은 병원에 대한 불만을 이유로 들며 "뉴스거리를 만들려고 했다"고 진술했습니다. 한 달여 전부터 병원 앞에서 흉기를 든 1인 시위를 벌였고 신고가 두 차례 접수됐지만, 사전에 막지는 못했습니다.
경찰은 사이코패스 검사 결과를 분석 중이며, 이번 주 사건을 넘기면서 범행 동기와 결과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시위용품과 전자발찌 위치 추적 자료로 계획범죄 여부도 확인하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국무회의와 경찰의 날 기념식에서 관계성 범죄와 무차별 범죄 대응을 사후 대응에서 사전 예방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현장의 용기가 피해를 줄였다면, 남은 숙제는 위험 신호를 사건 전에 읽어내는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