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유족의 치유를 위한 연대, '이야기하고 기억하고 함께하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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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 전 수정 · 2025년 11월 20일 오후 6:15

발행: 2025년 11월 20일 오후 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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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세계 자살 유족의 날을 맞아 서울과 강원도에서 개최된 기념행사는 자살로 사랑하는 이를 잃은 유족들이 서로의 아픔을 나누고 치유하는 소중한 자리가 되었다. 보건복지부와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강원자살예방센터 등이 마련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유족들은 사회적 지지의 중요성을 느끼고, 온라인 플랫폼 '얘기함' 등 실질적 지원 시스템도 확대되고 있다.

상처를 나누는 공간

20일부터 이틀간 서울과 강원도에서 각각 열린 '세계 자살 유족의 날' 기념행사는 자살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이들이 모여 서로의 아픔을 나누는 의미 있는 자리가 되었습니다. 서울 삼정호텔에서 열린 행사에는 보건복지부와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이 주최했고, 강원도에서는 강원특별자치도자살예방센터가 강릉 임당동성당에서 따로 행사를 마련했습니다. 두 행사 모두 유족들이 외로움을 떨쳐내고 치유의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1999년 국제자살예방협회에서 제정된 이 기념일은 전 세계적으로 추수감사절 전주 토요일에 맞춰 기려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행사를 시작해 매년 유족들을 위한 자리를 마련해오고 있는데요. 올해의 주제는 '우리는 늘 얘기하고, 기억하고, 함께해요'로, 침묵 속에 고통을 감추지 말고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자는 메시지를 담았습니다.

유족을 위한 실질적 지원

서울 행사에서는 자살 유족의 권익 옹호와 생명존중문화 확산에 기여한 개인 7명과 단체 3개소에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이 수여되었습니다. 자살 유족 수기 공모전 수상자들에게도 상장이 전달되며, 상실의 경험을 글로 표현하는 것도 중요한 치유 과정임을 보여주었죠. 보건복지부 이상원 정신건강정책관은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아픔이 혼자만의 몫이 아니라는 것을 유족들이 느끼길 바란다"며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지원 안전망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은 유족들을 위한 온라인 공간 '얘기함'을 운영하며 상담 서비스와 자조모임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 플랫폼은 유족들이 필요한 도움을 쉽게 얻을 수 있도록 설계된 종합 지원 체계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유튜브 채널을 통한 정보 제공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어, 직접 모임에 참석하기 어려운 유족들도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려 있죠.

지역에서 피어나는 치유의 열매

강원도 행사는 '상실, 또 다른 이름의 치유'라는 주제로 더욱 깊이 있는 치유 프로그램을 선보였습니다. 치유의 불빛 밝히기, 애도자의 권리 낭독, 추모 공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마련되었는데요. 특히 까리따스 수녀의 강연은 삶과 죽음, 사별 이후의 치유 과정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전달하며 참석자들에게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

자살 유족 활동가 김혜영 씨의 진솔한 경험 공유는 행사의 하이라이트였습니다. 그녀의 이야기는 다른 유족들에게 '나만 힘든 게 아니구나'라는 공감과 위로를 전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죠. 강원특별자치도자살예방센터 황준원 센터장은 "유족들이 서로의 마음을 나누고 지지하는 것이 회복의 첫걸음"이라고 강조하며, 앞으로도 원스톱 서비스 제공과 지역사회 인식 개선 활동을 지속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함께하는 희망의 길

이번 행사들이 보여준 가장 중요한 점은 유족들이 더 이상 고립되지 않도록 사회가 함께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자살 유족들은 상실의 아픔뿐만 아니라 사회적 편견과 차별로 인해 이중고를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지원 시스템과 사회적 이해가 동시에 필요합니다.

두 행사 모두에서 강조된 것은 '함께'라는 키워드였습니다. 이야기하고, 기억하고, 함께하는 것 - 이것이 유족들의 치유 과정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시간이었습니다. 내년에는 '세계 자살 예방의 날' 행사가 개최될 예정인데요, 유족 지원과 자살 예방이 하나의 연속선상에서 이어져야 한다는 점도 이번 행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