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수본까지 닿은 수사 손길
2026년 7월 21일 오전, 경찰청 특별수사단이 국가수사본부 사무실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에 나섰습니다.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 사건의 부실 수사 의혹이 현장인 광산경찰서를 넘어 수사 지휘라인까지 본격적으로 확대된 겁니다. 같은 날 검찰도 별도로 국수본 압수수색을 진행하며 검·경이 동시에 본청 차원의 수사에 착수하는 이례적인 모습이 펼쳐졌습니다.
이번 조사의 핵심은 장윤기의 살인 사건과 베트남 이주여성 성범죄 사건을 분리해 수사하라는 지시가 국수본 차원에서 내려왔는지 여부입니다. 특별수사단은 확보한 자료와 휴대전화 기록을 바탕으로 당시 보고 체계와 지휘 경위를 세밀하게 확인하고 있습니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이번 사건을 명백한 부실 수사이자 초동 수사의 결정적 실패라고 규정하며 공식 사과했고, 내부비리수사대와 수사쇄신TF를 출범시키며 무관용 원칙을 천명했습니다.
‘분리 수사’ 지시 공방
수사의 중심에는 당시 형사과장이었던 박 모 경정의 진술이 있습니다. 박 경정은 광주경찰청을 거쳐 국수본에 세 차례나 두 사건의 병합 수사를 건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살인 사건은 강력팀이, 성범죄 사건은 여성청소년팀이 따로 맡게 되면서 범행 동기 속에 성범죄 목적이 있었다는 점이 제대로 규명되지 못했다는 게 박 경정 측의 설명입니다. 결국 경찰은 장윤기를 강간 목적 살인이 아닌 단순 살인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고, 이후 검찰의 보완 수사에서 초동 수사 부실이 드러나며 파문이 커졌습니다.
반면 국수본이 2차 피해 예방을 위해 여성 전문 수사팀 분리를 지시한 것은 절차상 문제가 없었다는 반론도 존재합니다. 현재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앞둔 박 경정의 입장이 앞으로 어떤 증거와 맞물리느냐에 따라 사건의 성격이 크게 달라질 전망입니다. 수사 비밀 유출 정황도 주목할 부분인데요, 장윤기의 부친인 현직 경찰관과 담당 강력팀 사이에서 12차례에 달하는 전화 통화가 있었던 사실이 확인됐고, 부적절한 영향력 행사 여부도 함께 조사받고 있습니다.
수사의 향방을 가를 쟁점들
7월 21일 광주지법에서는 박 경정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이 진행됐고, 신병 확보 여부에 따라 전 광산경찰서장 김 모 경무관에 대한 소환도 이어질 예정입니다. 법무부에는 김 경무관의 출국 금지도 신청된 상태입니다. 특별수사단은 박 경정이 수사상황보고서에 적었던 ‘병합수사 예정’ 기재 내용을 영장 심문에서 증거로 제출할 예정이라고 알려졌습니다.
결국 이번 사건은 단순한 초동 수사의 실수를 넘어, 경찰 조직 내부의 지휘 체계와 유착 구조가 작동했는지를 묻는 문제로 무게가 옮겨가고 있습니다. 국수본의 분리 수사 지시가 정당한 절차였는지, 아니면 의도적인 봐주기였는지 판단하는 자료가 확보되는지에 따라 수사의 결론이 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수사 결과는 향후 경찰 수사에 대한 사회적 신뢰 회복 여부를 가늠하는 중요한 척도가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