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간 288만건, 무색해진 개보위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출범한 지 6년이 지났지만 주민등록번호 유출은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2021년부터 2026년 5월까지 개보위가 처분한 주민번호 유출 사건은 113건, 노출된 주민등록번호는 288만2630건에 이릅니다. 개인정보 보호 컨트롤타워를 자임한 개보위의 존재감이 무색해지는 대목입니다.
연도별 흐름도 심상치 않습니다. 2021년 7만370건이던 유출 규모는 2022년 5만2851건으로 잠시 줄었다가 2023년 40만9979건으로 7배 넘게 뛰었습니다. 2024년 15만3947건으로 주춤했지만 2025년 126만9024건으로 다시 치솟으며 처음 100만건을 넘어섰고, 2026년 5월까지도 92만6483건이 확인됐습니다.
최근 1년 5개월에 몰린 76%
숫자에서 눈에 띄는 건 시점입니다. 지난해부터 올해 5월까지 1년 5개월 동안 유출된 주민등록번호가 219만5507건으로 전체의 76.2%를 차지합니다. 짧은 기간에 대형 해킹 사고가 연달아 터지며 피해가 한꺼번에 몰린 겁니다.
대표 사례가 롯데카드입니다. 전체 297만4778건 가운데 주민등록번호 45만2313건이 새나가 과징금 96억2000만원이 부과됐습니다. 듀오정보는 42만7464건, 한국고용정보는 4만875건이 각각 유출됐고, GS리테일도 160만건 유출로 128억3600만원의 과징금을 받았습니다. 사고 원인은 해킹 7건, 업무 과실 7건, 시스템 오류 1건으로 집계됐습니다.
과징금만으로는 안 된다
과징금 산정은 정보 유형에 따라 상·중·하로 나뉩니다. 건강·신념 등 민감정보와 주민등록번호는 상 등급, 비밀번호 등 인증정보는 중, 이름·연락처는 하 등급입니다. 위반 기간이 2년을 넘으면 과징금이 50% 가중됩니다. 다만 민감정보 결합에 따른 별도 가중 사례는 아직 없어, 실제 처분 반영 여부는 외부에서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문제는 사후 제재의 한계입니다. 주민등록번호는 비밀번호처럼 바꿀 수 없는 평생 식별정보라 한 번 새나가면 회수가 불가능합니다. 명의도용이나 금융사기 같은 2차 피해 위험도 큽니다. 박성훈 의원은 "이미 유출된 개인정보는 되돌릴 수 없다"며 대규모 보유기관의 보안 취약점을 사전에 차단하는 예방체계 강화를 강조했습니다. 처벌보다 예방에 무게를 두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