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으로 밀린 인텔 오하이오 팹
인텔이 미국 오하이오주 뉴앨버니에 짓는 반도체 생산시설 완공 일정이 크게 밀렸습니다. 2022년 약 200억 달러를 투자해 1.8나노급 팹 두 개를 세우고 2025년부터 생산하려던 계획은 첫 팹 2030년, 두 번째 팹 2031년으로 미뤄졌는데요.
원인은 복합적입니다. 2024년 미국 정부의 보조금 지급이 늦어졌고, 2025년 3월 취임한 립부 탄 CEO가 그해 7월 고객사가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생산 역량을 늘리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공정 속도가 느려졌습니다. 애리조나 팹52와 뉴멕시코 패키징 시설은 이미 가동에 들어갔지만, 오하이오 팹만 여전히 미완성으로 남아 있는 겁니다.
SK하이닉스 협력설의 확대
이 틈을 타 외신에서 SK하이닉스의 오하이오 팹 활용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로이터통신은 SK하이닉스가 시설 일부를 임차하거나 인텔, 클라우드 기업과 합작법인을 세우는 방안을 협상 중이라고 보도했는데요. 성사되면 SK하이닉스가 미국에서 메모리 칩을 직접 생산하는 첫 사례가 됩니다.
다만 SK하이닉스는 결정된 사항이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일본 공장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전력과 용수가 풍부한 지역을 중심으로 일본 부지를 살펴보고 있다고 언급했지만, SK그룹은 여러 아이디어 중 하나일 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시장 반응은 엇갈렸습니다. 협력설이 전해지자 인텔 주가는 4% 넘게 올랐고, SK하이닉스 주가는 장중 소폭 등락에 그쳤습니다.
국내 투자와 미국 압박 사이
SK하이닉스는 해외 검토와 별개로 국내 생산 기반 확충에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용인 Y2 팹에 35조 2,000억 원, 청주 M17 팹에 19조 1,000억 원 등 총 54조 3,0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는데요. M17은 2028년 12월, Y2는 2029년 6월 첫 클린룸 오픈을 목표로 합니다.
미국 시장 공략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40억 달러 이상을 들여 HBM 첨단 패키징 공장을 착공했고, 2029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합니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미국 내 생산 시 관세를 면제하겠다고 밝히며 생산지와 관세를 연계했죠.
우려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이종환 상명대 교수는 메모리 기술이 국가 안보와 직결된 만큼 단기 수익은 늘어도 장기적으로 기술 발전의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미국이 파운드리에 이어 메모리 기반까지 확보하면 반도체 주도권 재편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