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그림자가 지중해로
중동 지역의 전쟁이 유럽의 문턱까지 다가왔습니다. 지난 2일, 지중해 동부 키프로스에 위치한 영국 공군기지 아크로티리가 이란제 자폭 드론의 공격을 받았습니다. 기지 격납고에 경미한 손상이 발생했고, 영국군은 나머지 드론을 요격했습니다. 이 공격은 1986년 이후 키프로스에서 발생한 첫 직접적인 군사적 공격으로 기록됐습니다. 이 사건은 미국, 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격렬한 공방전이 중동을 넘어 유럽의 전략적 요충지로 확산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탄이었습니다. 이른바 '장엄한 분노 작전'으로 불리는 미군의 대규모 공습에 맞서 이란은 중동 전역의 미군 시설을 공격했고, 그 여파가 지중해 한가운데까지 미친 겁니다.
유럽의 방어선과 동맹의 균열
키프로스 공격은 유럽 국가들에게 즉각적인 대응을 촉발시켰습니다. 영국은 첨단 45형 구축함 HMS 드래곤을 급파하고 드론 대응 헬기를 추가 배치했습니다. 프랑스는 더 적극적으로 나섰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핵추진 항공모함 샤를 드골함을 지중해로 이동시키고, 키프로스에 호위함과 방공 시스템을 보내기로 했습니다. 그리스와 독일도 군사적 지원을 약속하며 유럽 연합의 방어선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군사적 움직임 뒤에는 동맹국 간의 뚜렷한 입장 차이가 있었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미국의 이란 공습이 국제법을 위반한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했고, 영국의 키어 스타머 총리는 미국의 선제공격에 동참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영국과의 '특별한 관계'가 예전 같지 않다고 불만을 표출하며 동맹 간 균열을 노골화했습니다.
확전의 위험과 유럽의 이중고
갈등이 지중해까지 번지면서 유럽은 두 가지 주요 위협에 직면했습니다. 하나는 군사적 확전 위험이고, 다른 하나는 대규모 난민 유입 가능성입니다. 키프로스 공격은 중동 무장 세력의 공격 범위가 유럽까지 도달할 수 있음을 증명했습니다. 더욱이 쿠웨이트에서 쿠웨이트군 방공망이 미군 F-15 전투기 3대를 오인 사격해 추락시킨 사고는 긴장 고조 속에서 우발적 충돌이 얼마나 쉽게 발생할 수 있는지 보여줬습니다. 한편, 유럽은 2015년 시리아 난민 위기의 악몽을 재현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인구가 약 9천만 명에 달하는 이란에서 대규모 난민이 발생할 경우, 그 규모는 과거를 훨씬 뛰어넘을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아직 뚜렷한 난민 이동 징후는 없다고 밝혔지만,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대비책을 마련 중입니다. 중동의 불길이 꺼지지 않는 한, 유럽은 확전과 난민이라는 이중고에서 헤어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