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17주기, 막내 비서실장의 인사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7주기를 맞아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신임 당대표가 취임 직후 바쁜 행보를 이어갔습니다. 18일 오전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추모식에 참석한 김 대표는 과거 김 전 대통령의 막내 비서실장이었던 인연을 떠올리며 추도사를 낭독했습니다. 그는 당대표로서 이 자리에 서기 위해 당선에 대한 강한 의지를 가졌었다고 밝혔는데요. "막내 실장이 당대표가 되어 인사드립니다"라는 김 대표의 첫 인사는 정치적 뿌리를 확인하는 상징적인 장면으로 꼽혔습니다.
추모식이 끝난 뒤 김 대표는 곧바로 광주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았습니다. 이어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과 시의회 의장단을 만나 메가 프로젝트의 성공을 당과 정부의 최대 사명으로 규정했습니다. 김 대표는 2~3주에 한 번 이상 지역을 직접 방문하고, 중앙당이 일주일에 이틀 이상 시도당으로 이동하는 이른바 이동대표실을 운영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전남광주 통합으로 확보된 20조 원 규모의 재원이 메가 프로젝트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덧붙였습니다.
전국 곳곳에서 이어진 추모 물결
서울 현충원에서의 추모식에는 이재명 대통령의 메시지가 전달됐습니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대독한 추모사에서 이 대통령은 김 전 대통령의 혜안과 개척자 정신을 대한민국이 나아갈 방향을 알려주는 이정표로 삼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김 전 대통령이 위기 시기에 초고속 정보통신망을 구축하고 K컬처의 씨앗을 심은 업적을 상기하며, 성장과 온기를 나누는 포용을 두 축으로 국민 삶에 실질적 변화를 만들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페이스북을 통해 대의를 위해 내 것을 내려놓고 통합하자고 당부했던 김 전 대통령의 외침이 지금 이 시기에 더욱 가슴 깊이 와닿는다고 추모했습니다. 반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경남 수해 현장 방문 일정으로 인해 추모식에 불참했고, 박충권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김 전 대통령이 지켜낸 대화와 타협의 가치를 오늘날의 국회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지역에서도 추모 행사가 이어졌습니다. 목포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에서는 민형배 시장과 송형곤 의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추모식과 특별전이 열렸고, 광주 빛고을시민문화관에서는 연극 '사형수 김대중'이 무대에 올랐습니다. 민 시장은 김 전 대통령이 호남에 대한 차별을 정의와 평등의 문제로 승화시키고 지방자치의 길을 열었다고 평가하며, 320만 통합특별시 시민과 함께 정의로운 성장을 이루겠다고 밝혔습니다.
계승을 넘어선 과제는 통합
김대중 정신을 둘러싼 정치권의 해석은 엇갈리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전병헌 새미래민주당 대표도 김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는데요. 전 대표는 김대중 정신이 특정 정당의 전유물이 아니라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함께 계승해야 할 유산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이들은 과거 개헌 연대 선언 등으로 김대중재단에서 제명된 상태여서 이번 참배가 여러 해석을 낳기도 했습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미묘한 기류가 감지됐습니다. 추모식에 참석했던 송영길 의원은 정청래 의원이 참석하지 않은 점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정 의원은 소셜미디어 추도 글로 대신했는데, 송 의원은 평소 뿌리를 강조해 온 정 의원이 정작 추모식에 불참한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김민석 대표가 내세운 화해와 통합의 메시지가 얼마나 실효성을 거둘지 주목됩니다. 당내 갈등을 봉합하고 지역 현안을 챙기는 조정자 역할이 앞으로 김 대표의 가장 큰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