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 만에 풀린 갈륨, 굳게 닫힌 희토류
중국이 약 4개월간 중단했던 일본행 갈륨 수출을 최근 재개했습니다. 지난달 6천kg 규모의 갈륨이 일본으로 선적되었는데요. 이는 올해 초 중국이 갈륨과 게르마늄 수출을 전면 중단한 이후 처음 이루어진 거래입니다.
하지만 이번 조치를 두고 양국 관계가 급격히 회복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갈륨은 일부 풀렸으나 게르마늄은 여전히 중단 상태이고, 희토류와 텅스텐 등 다른 전략 광물에 대한 통제도 계속되고 있거든요. 중국이 민간 수요에 한해 갈륨만 선별적으로 허용했을 뿐, 전반적인 압박 기조는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보복과 선별 허용 사이
이번 수출 통제는 지난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가능성 언급 이후 시작되었습니다. 중국은 올해 초부터 이중용도 품목에 대한 대일본 수출 규제를 강화했고, 그 여파로 지난달 희토류 자석 수출량은 전월 대비 35% 급감한 123톤으로 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물론 갈륨 일부가 풀린 것은 단순한 외교적 화해가 아닐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군사용으로 전용될 수 있는 고부가 소재는 철저히 차단하면서, 전기차나 통신 장비 등 민간 산업에 필요한 부분만 제한적으로 허용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전략 광물을 완전히 무기화하기보다는 상황에 따라 수위를 조절하며 외교적 여지를 남겨두려는 계산이 깔려 있는 것이죠.
일본 산업계의 두 번째 타격
갈륨 수출 일부 재개와는 별개로 일본 기업들이 받는 압박은 점차 구체화되고 있습니다. 최근 회계연도 기준 일본 5대 반도체 장비사의 중국 매출이 사상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는데요. 이는 중국 정부의 반도체 장비 국산화 정책이 본격적으로 성과를 내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도쿄일렉트론의 중국 매출 비중은 과거 50%에서 최근 27%까지 하락했고, 중국 기업들이 전공정 장비 시장에서 외국계 점유율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습니다. 이에 일본은 G7과 협력해 2030년까지 희토류 의존도를 60% 이하로 낮추겠다는 공급망 다변화 전략을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인적 교류 분야에서도 냉각기운이 감지됩니다. 중국 국유 여행사가 일본 단체관광 상품 판매를 돌연 중단한 사례가 나왔는데, 이 역시 중국 정부의 압력에 따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합니다.
결국 중국이 전략 광물을 외교 카드로 활용하는 기조는 당분간 유효할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은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대체 수급망 확보와 재활용 기술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첨단 산업의 핵심 소재를 둘러싼 공급망 경쟁은 주요국 간의 새로운 안보 전선으로 자리 잡을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