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9천 선, 그 뒤에 숨은 불안
코스피가 드디어 사상 처음으로 9,000선을 넘어섰습니다. 6월 18일, 지수는 전장보다 2.25% 오른 9,063.84에 마감하며 새로운 역사를 썼는데요. 장중에는 9,385선까지 치솟는 폭발적인 강세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면을 들여다보면 조금 다른 풍경이 펼쳐집니다. 당일 상승 종목은 109개에 불과했고, 하락 종목은 791개에 달했습니다. 외국인 매수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전기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만 집중되었고, 지수는 하루 만에 400포인트 넘게 오르락내리락하는 롤러코스터를 탔습니다. 이번 돌파가 시장 전체의 축제라기보다는 소수 초대형주의 독무대에 가까운 셈이죠.
코스닥은 왜 소외되고 있을까
코스피가 연초 대비 115% 넘게 급등하는 동안, 코스닥은 11%대 상승에 머물며 극명한 대조를 보이고 있습니다. 6월 19일에는 1,000선마저 내주며 900선대로 밀려났는데요. 이런 양극화에는 구조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자금의 흐름이 확연히 달라졌습니다. 올해 개인 투자자는 코스피에서 100조원 가까이 순매수한 반면, 코스닥에서는 4조원을 순매도했습니다. 당연히 수급이 몰린 곳으로 지수가 쏠리게 마련입니다. 게다가 기업 이익의 격차도 큽니다. 올해 당기순이익 컨센서스는 코스피가 727조원인 반면 코스닥은 10조원에 그쳐 73배가 넘는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여기에 금리 인상기에 코스닥이 코스피보다 평균 20%포인트 이상 더 하락하는 패턴까지 겹치면서, 투자 심리는 대형주 중심으로 더욱 굳어지고 있습니다.
1만 포인트를 향한 기대와 과제
증권가에서는 코스피 1만 포인트 시대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유동성 장세가 아닌 기업 실적이 지수를 끌어올리는 구조가 자리 잡았다는 평가인데요. 특히 반도체 업황 개선으로 마이크론과 삼성전자의 실적 발표가 이번 달에 이어지면서 주당순이익 상향이 랠리의 동력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대외 환경도 다소 안정을 찾는 흐름입니다.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미국과 이란 간의 긴장 완화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80달러 아래로 내려가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한풀 꺾였습니다. 반면 아직 높은 원·달러 환율과 소수 종목 쏠림 현상은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습니다. 하반기에는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와 코스닥 시장 세그먼트 분리 등 정책적 모멘텀이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