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 정상화'를 둘러싼 여야의 격돌
정부가 2026년 부동산 세제 개편안을 발표하면서 정치권이 술렁이고 있습니다. 이번 개편안은 비거주 및 초고가 주택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고 공시가격 비율을 정상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요. 정부는 이를 조세 형평 회복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여야의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이번 개편안을 '세금 폭탄'이자 '집 가진 죄를 묻는 징벌세'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장동혁 대표는 대통령이 무주택자가 된 직후 국민에게 세금 폭탄을 안겼다며 정책의 모순을 지적했고, 정점식 원내대표는 증가한 세금이 전월세 가격으로 전가돼 서민의 부담을 키울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반면 진보당과 조국혁신당 등 진보 진영은 정반대의 비판을 내놓았습니다. 윤종오 진보당 원내대표는 초고가 주택에만 세 부담이 집중돼 실효성이 미흡하다고 평가했고, 김종훈 대표 역시 강남 아파트 일부만으로는 부동산 불평등을 바꿀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시장의 미묘한 움직임과 '덜 똘똘한 한 채'
정치권의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부동산 시장은 예상 밖의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세제 개편의 직접적인 타격을 받은 강남 초고가 단지는 일시적으로 숨 고르기에 들어갔지만, 오히려 세 부담이 덜한 20억에서 30억 원대 이른바 '덜 똘똘한 한 채'로 수요가 몰리고 있습니다. 실제로 공시가 14억에서 15억 원 수준의 서울 실거주 1주택자는 96%가 보유세가 오르지 않거나 오히려 줄어드는데요. 반면 20억에서 30억 원대 주택은 종부세 부담 변화가 미미해 상대적으로 매력적으로 인식되면서 중저가 주택의 가격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임대시장의 악순환도 우려됩니다. 양도세와 종부세 혜택을 받기 위해 실거주를 선택하는 집주인이 늘면서 임대 물량이 줄어들고 있고, 이는 임차료 상승으로 이어져 다시 매매 수요를 자극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결국 세금을 피해 움직이는 수요가 중저가 시장의 불안을 키우고 있는 셈입니다.
실효성 논란 속 공급 확대의 필요성
이번 개편안을 두고 보수와 진보 양측 모두에서 '똘똘한 한 채' 쏠림 현상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보당은 과세표준 6억 원 이하 구간의 세율이 유지되면서 오히려 시가 20억에서 30억 원대 주택의 세금이 줄어드는 역진적 결과를 낳았다고 비판했습니다. 국민의힘은 전월세 부담 증가를, 진보 진영은 조세 형평성 미흡을 동시에 문제 삼으면서 정부의 정책 설득력은 양쪽에서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정부는 이러한 시장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2026년 8월 중 획기적인 공급 확대 대책을 추가로 내놓기로 했습니다. 부동산 세제 개편만으로는 집값 안정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판단에서인데요. 세금 정책과 공급 대책이 동시에 작동해야만 시장의 불안 심리를 진정시킬 수 있다는 점이 이번 사태가 보여주는 핵심입니다. 앞으로 정부가 내놓을 추가 대책이 세제 개편의 빈틈을 어떻게 메울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