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 고소와 맞고소
정희원 서울시 건강총괄관이 전 연구원 A씨와의 법적 다툼으로 인해 사의를 표명했다. 지난 21일 서울시에 따르면 정 총괄관은 사생활 논란에 휩싸여 사직 의사를 밝혔고, 시는 이를 접수해 검토 중이다. 정 총괄관은 ‘저속노화’ 전문가로 유명하며 지난해 서울시 건강총괄관으로 위촉돼 2년 임기 중이었다.
갈등의 시작은 지난 7월이다. 지난 17일 정 총괄관은 A씨가 약 6개월간 자신을 스토킹하고 협박했다며 공갈미수·주거침입 등 혐의로 고소했다. 정 측은 A씨가 아내의 직장 근처에 나타나고 자택 현관문까지 찾아와 위협했으며, 저서 ‘저속노화 마인드셋’의 저작권 지분과 금전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정 총괄관의 연구실에서 위촉연구원으로 일했던 인물이다.
이에 맞서 A씨는 19일 정 총괄관을 위력에 의한 강제추행·무고·명예훼손·스토킹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맞고소했다. A씨 측은 “권력 관계 속에서 발생한 젠더 기반 폭력”이라고 규정하며, 정 총괄관이 지위를 이용해 반복적으로 성적 요구를 했고 해고가 두려워 거절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증거로는 성적 암시가 담긴 카카오톡 대화와 녹음파일, 정 총괄관이 보낸 소설 파일 등을 제출했다.
위력 성폭력 논란과 증거 공방
공개된 대화 내용에는 ‘결박’, ‘주인’, ‘스타킹’ 등의 표현이 등장하고, 정 총괄관이 특정 도구를 주문해달라고 요청한 정황도 포함됐다. 또한 A씨에게 고(故) 장제원 전 의원의 성폭력 의혹 기사와 사망 기사를 보내며 “시한부 인생”을 언급하는 등 자살을 암시하는 압박을 가했다는 것이다. A씨 측은 “정 총괄관이 자살 가능성, 사회적 낙인, 해고 가능성을 내세워 의사결정을 압도했다”고 주장했다.
정 총괄관은 유튜브를 통해 A씨의 주장을 강력히 반박했다. 소설은 AI가 작성한 것이며, 위력에 의한 관계는 절대 아니라고 했다. 오히려 A씨가 먼저 신체 접촉을 시도했고, 합의금을 요구하며 생활 폭로로 협박했다는 것이다. 저작권 문제에 대해서는 이미 공동저자 등재와 인세 분배가 끝난 상태라며, 민사재판을 통해 기여도를 검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직과 향후 전망
논란이 확산되자 정 총괄관은 21일 서울시에 사의를 표명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직 의사를 접수했고,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임기는 2년으로 아직 1년 남았으나, 도덕적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모양새다.
경찰은 양측의 고소장을 모두 접수해 수사에 착수했다. 현재까지 양측 주장이 정반대여서 증거 확보가 관건이다. 수사 결과에 따라 정 총괄관의 혐의가 인정될 경우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으며, A씨 역시 스토킹 등 혐의로 처벌될 가능성이 있다.
이번 사건은 권력형 성폭력 논의를 다시 불러일으키고 있다. 대학병원 교수이자 공직자로서 사회적 지위를 가진 인물과 계약직 연구원 간의 관계에서 발생한 갈등이기 때문이다. 경찰의 철저한 수사를 통해 진실이 명확히 밝혀질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