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만 호 공급, 절반 이상이 임대
이재명 정부가 첫 주거복지 로드맵인 '2030 주거안정플랜'을 내놨습니다. 2030년까지 공적주택 119만 호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인데요. 이 가운데 77%인 92만 호가 수도권에 배치되고, 내년 말까지 15만 호가 입주를 시작합니다.
다만 전체 물량의 80%가량이 임대주택입니다. 공공분양은 24만 3000호로 20.5%에 그치고, 나머지는 건설임대 35만 호, 매입임대 31만 3000호, 전세임대 23만 호, 공공지원민간임대 5만 2000호로 채워집니다. 내 집 마련을 원하는 실수요자에게는 다소 아쉬운 구성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특히 전세임대 23만 호는 공공기관이 기존 민간주택을 임대해 다시 세입자에게 제공하는 방식입니다. 주거비 부담을 낮추는 효과는 있지만 새 주택이 생기지 않아, 공급이 부족한 지역에서는 오히려 전세료를 밀어 올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됩니다.
중산층 겨냥한 보편형 공공임대
이번 플랜의 핵심은 중산층까지 대상을 넓힌 '보편형 공공임대'입니다. 2030년까지 19만 호를 공급하는데, 역세권과 도심 등 선호 입지에 전용 5585㎡(도심은 4060㎡) 규모로 짓습니다. 거주 기간은 기본 6년에서 최대 20년까지 보장됩니다.
물량의 절반 이상은 만 19~39세 청년에게 우선 배정됩니다. 청년 전세임대 보증금 지원 한도는 1억 2000만 원에서 2억 4000만 원으로 두 배 늘고, 월세 지원 소득 기준도 중위소득 60%에서 100%로 상향됩니다. 수혜자는 9만 3000명에서 24만 명으로 크게 확대됩니다.
정부는 입주 절차도 손봅니다. 모집 공고와 자격 검증을 통합해 기존 150일 걸리던 입주자 선정 기간을 40일로 줄이겠다는 방침입니다.
재원과 실효성, 남은 숙제
관건은 재정입니다. 정부는 내년 예산에 34조 원을 반영하고, LH의 주거복지 기능을 분리해 가칭 '주택도시자산공사'를 설립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보편형 임대 예산은 반도체 초과세를 기반으로 한 1년치만 편성돼 장기 운영이 불확실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기존 대책과의 중복도 논란입니다. 지난해 발표한 수도권 149만 1000호 공급계획과 65만~70만 호가 겹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숫자 부풀리기'라는 비판이 제기됩니다. 좋은 입지 확보를 위한 토지 비용과 주민·지자체와의 이해관계 조정도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힙니다.
전문가들은 정책 방향이 물량 채우기에서 보편화·고품질·수요자 맞춤형으로 옮겨간 점은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다만 실제 신규 건설 물량이 제한적인 만큼, 매년 실질적인 착공·입주 물량을 공개하며 실효성을 검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