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공포에 휘청인 월스트리트
인공지능(AI)에 대한 두려움이 뉴욕 증시를 강타했습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장 마감에서 나스닥종합지수가 2% 넘게 급락하는 등 3대 지수가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는데요. 기술주를 중심으로 시작된 매도세는 단순한 조정을 넘어 AI가 기존 산업 구조를 근본부터 뒤흔들 수 있다는 투자자들의 본격적인 공포가 반영된 결과로 읽힙니다. 특히 엔비디아를 비롯한 AI 핵심 기업들의 주가 변동성이 커지면서 시장의 불안감은 순식간에 확대됐습니다.
이날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1.34% 하락한 4만9451.98, S&P500지수는 1.57% 떨어진 6832.76로 마감했습니다.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으로, 2.03% 급락한 2만2597.15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시장을 지켜본 분석가들은 이번 하락이 AI 기술 발전이 일자리 감소와 사업 모델 붕괴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이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도 위험 자산 회피 심리를 부채질했습니다.
부동산·보험상담도 설자리 잃을까
흥미로운 점은 이번 매도세가 소프트웨어와 반도체 같은 전통적 ‘AI 위협 업종’을 넘어 훨씬 더 다양한 분야로 빠르게 번졌다는 겁니다. 소위 ‘AI 공포 트레이드’는 부동산, 보험 중개, 자산 관리 업종까지 덮쳤습니다. 상업용 부동산 서비스 기업인 CBRE그룹, 존스랭라살 등은 12~14%의 급락을 기록했는데요. AI가 부동산 데이터 분석과 컨설팅 업무를 대체하고, 원격근무 확산으로 사무실 수요 자체를 줄일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입니다.
보험 업계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스페인의 온라인 보험사 투이오가 챗GPT 기반 주택보험 추천 앱을 공개하자, 미국의 주요 보험중개회사들인 마시&맥레넌, 아서제이갤러거의 주가가 7~13% 급락했습니다. 복잡한 금융 상담 분야도 안전지대가 아니었습니다. AI 플랫폼이 개인 맞춤형 세무 전략과 자산 배분 조언을 제공하기 시작하면서, 기존 금융 서비스 회사들의 가치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되기 시작한 거죠.
거품론 대 잠재력론, 시야는 어디로
이처럼 광범위한 매도가 이어지자, 시장 내에서는 이번 반응이 지나치다는 목소리도 동시에 나오고 있습니다. 일부 헤지펀드는 오히려 이번 하락을 기회로 보고 빅테크 기업에 대한 추가 투자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UBS의 애널리스트는 보험 계약과 같은 복잡한 결정에는 여전히 인간 전문가의 판단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하며 과도한 우려를 경계했습니다.
퍼싱스퀘어가 메타에 대규모 지분 투자를 단행한 것은 AI의 장기적 성장 잠재력을 믿는다는 신호로 해석됩니다. 시장의 당혹스러운 반응은 AI가 가져올 변화의 규모와 속도에 대한 예측이 불확실하다는 점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편 구글이 100년 만기 회사채를 발행한 것은 AI 연구 개발에 대한 장기 투자의지로도 볼 수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 역시 AI 거품론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투자자들은 이제 AI가 만드는 파괴적 혁신의 승자와 패자를 가르는 과정의 시작을 지켜보고 있는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