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집힐 수 있을까, 새로 나온 녹음 파일
오세훈 서울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항소심에 오 시장에게 유리한 증거가 새로 등장했습니다. 여론조사 비용을 대납한 당사자로 지목된 사업가 김한정 씨 측이 명태균 씨와 나눈 통화 녹음 파일과 녹취록을 서울고법 형사7부에 제출한 겁니다.
해당 통화는 2021년 3월 6일과 13일,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를 추진하던 시기에 이뤄졌습니다. 김 씨 측은 1심 선고 이후 제주도 별장에 보관하던 옛 휴대전화에서 이 파일을 발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오 시장이 원한 게 아니라 나 혼자"
녹취록의 핵심은 여론조사 의뢰 주체입니다. 김 씨는 통화에서 "거기서 원한 것도 아니고, 내 혼자 해가지고"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오 시장의 요청이 아니라 본인 판단으로 조사를 의뢰했다는 취지인데요.
명 씨의 발언도 기존 진술과 결이 다릅니다. 그는 오 시장이 김 씨를 직접 소개한 게 아니며, 오 시장과 관계없이 김 씨가 도움을 줬다고 언급했습니다. 특히 명 씨가 김 씨에게 직접 3,000만 원 반환을 요구하면서 "오세훈한테 10원짜리 하나 달란 말 안 합니다"라고 말한 대목도 포함됐습니다. 비용 부담의 상대가 오 시장이 아니라 김 씨였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김 씨는 오 시장에게 직접 이야기를 들은 게 아니라 강철원 전 정무부시장을 통해 명 씨를 만나게 됐다고도 진술했습니다.
1심 판단과 정면으로 충돌
검찰의 공소사실은 오 시장이 명 씨에게 여론조사 10건을 의뢰하고, 김 씨에게 3,300만 원을 대납하게 했다는 것입니다. 1심 재판부는 이 가운데 5건의 의뢰와 2,100만 원 대납을 유죄로 인정해 벌금 1,000만 원과 추징금 2,1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 원 이상이 확정되면 시장직을 잃고 5년간 공직 취임도 제한됩니다. 그래서 이번 항소심은 오 시장의 정치 생명이 걸린 무대인데요. 새 녹음 파일이 증거로 채택될지가 판결의 분수령이 될 전망입니다.
재판부는 오는 16일 녹음 파일의 증거 채택 여부를 결정합니다. 김 씨 측은 위·변조 흔적이 없다는 점과 현장감을 들어 채택을 요청한 상태입니다. 반대로 검찰은 녹취 내용의 신빙성과 공소사실과의 관계를 따져 반박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