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만에 열린 조계종 총무원장 경선
2026년 8월, 대한불교조계종 제38대 총무원장 선거가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후보 등록 첫날부터 진우스님, 정념스님, 경우스님이 각각 기호 1번부터 3번까지 배정받으며 3파전 구도가 확정됐는데요. 이번 선거는 2017년 이후 9년 만에 치러지는 경선이라 종단 내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총 321명의 선거인단이 9월 3일 차기 지도자를 뽑는 간접선거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중앙종회 의원 81명과 24개 교구본사에서 선출하는 240명이 투표권을 갖습니다. 특히 전체 선거인의 약 75%를 차지하는 교구 선출 인원 240명의 표심이 결과의 분수령이 될 전망입니다.
'안정'과 '개혁'의 대결 구도
현직 총무원장인 진우스님은 연임을 통해 종단의 안정과 도약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지난 4년간 문화재 관람료 폐지와 '나는 절로', '힙불교' 등으로 불교의 대중화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바탕으로, 이번에도 승려 복지 확대와 교구 권한 이양을 내세웠습니다. 등록 첫날 중앙종회 의원 81명 중 53명이 공개 지지에 나서며 조직적 지지 기반을 과시했는데요. 다만 추대제에서 무투표 당선된 전례와 달리 이번에는 치열한 경쟁이 예상됩니다.
정념스님과 경우스님은 개혁의 기치를 내걸었습니다. 정념스님은 총무원장 단임제와 교구 자치법 제정을, 경우스님은 교구법 제정과 중앙 권한 분산을 핵심 공약으로 제시했습니다. 두 후보 모두 중앙에 집중된 권한을 지역 교구로 나누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면서도, 단임제 도입이냐 제도적 자립이냐 등 구체적인 방법에서는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단일화와 교구 표심이 핵심 변수
이번 선거의 최대 관심사는 정념스님과 경우스님의 후보 단일화 여부입니다. 두 후보는 서로의 출마 선언식에 참석하는 등 화합의 모습을 보였고,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습니다. 만약 단일화가 이뤄진다면 현직인 진우스님과의 2파전으로 재편될 수 있는데요. 다만 정념스님은 교구 중심의 기반을, 경우스님은 중앙종회와 선운사 중심의 네트워크를 갖고 있어 단순한 지지표 합산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8월 19일부터 23일까지 교구별 선거인단 240명이 선출되는 과정이 본격적인 판세 분석의 시작점이 될 것입니다. 한편 불교시민단체들은 과거의 네거티브 공방과 금권 선거 우려를 반복하지 않도록 공명선거 모니터단을 꾸려 감시 활동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종단의 미래 방향을 가를 중요한 선거인 만큼, 앞으로 한 달간의 선거 운동이 어떤 결말을 맺을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