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인프라가 표적이 되다
이란이 미국과의 갈등 속에서 새로운 공격 목표로 주목한 것은 오픈AI의 차세대 AI 데이터센터 '스타게이트'입니다. 아부다비에 300억 달러 규모로 건설 중인 이 시설은 이란 혁명수비대(IRGC)가 최근 공개한 영상에서 정확한 좌표와 함께 '완전 파괴' 대상으로 지목되었습니다. 이는 AI 인프라가 단순한 기술 시설을 넘어 지정학적 갈등의 직접적인 표적이 되었음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이란 측은 구글 지도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데이터센터의 위치를 확대해 보여주며, 기술적 은폐 조치가 무력화될 수 있음을 과시했습니다.
이러한 위협은 지난달 실제 공격으로 이어졌던 아마존 AWS 데이터센터 피해 사례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당시 로켓 공격으로 중동 내 AWS 시설 운영이 일시 중단되면서, 이란의 위협이 단순한 경고가 아닐 수 있음을 증명했죠. IRGC는 오픈AI 외에도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18개 미국 주요 기술 기업을 '적법한 타격 목표'로 지정하며 공격 대상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보복과 확전의 논리
이란의 공격 위협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선제 공격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카라지 B1 교량과 마흐샤르 석유화학 단지 같은 이란 민간 기반시설이 피해를 입은 데 대한 보복 성격이 강합니다.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미국의 불법적인 공격에 대한 방어적 조치"라고 설명하며, 민간 시설 공격 시 두 배에 달하는 보복을 가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실제로 이란은 최근 이스라엘 하이파 정유소, UAE의 엑슨모빌·쉐브론 가스 시설, 바레인과 쿠웨이트의 미국계 석유화학 공장 등 5곳을 동시 공격했습니다. 이러한 연쇄 공격은 중동 지역에서 미국과 협력하는 에너지 및 기술 인프라가 새로운 전쟁터로 편입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란 측은 이들 시설이 미군과의 협력 관계를 통해 이란 대상 작전을 지원한다고 주장하며 공격의 정당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한편 미국 측은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의 핵 위협을 이유로 강경 대응을 예고하는 등 양측 모두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란은 자국이 50년간 적들과 싸울 준비가 되어 있었다며 방어 능력을 과시하는 반면, 미국은 이란의 도발을 전쟁 범죄로 규정하며 대립 구도가 심화되고 있습니다.
디지털 전장의 파장
AI 데이터센터를 표적으로 삼는 이란의 위협은 기술 패권 경쟁이 새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시사합니다. 중동 국가들은 저렴한 에너지와 풍부한 자본을 바탕으로 한 대규모 기술 유치에 나서왔는데, UAE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가 대표적입니다. 하지만 물리적 공격 위험에 노출되면서 이러한 투자 모델本身이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안보 리스크로 인해 보험료가 급등하거나 방어 비용이 추가되면, AI 인프라 투자가 안정된 지역으로 재편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러한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글로벌 AI 공급망에도 차질이 예상됩니다. 엔비디아의 반도체 공급이나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서비스가 차단될 경우 전 세계 AI 개발 속도가 둔화될 수 있습니다. 특히 데이터센터 가동 중단은 AI 서비스 단가 인상으로 이어져 최종 소비자 부담까지 증가시킬 수 있는 구조죠. 결국 안보가 확보된 인프라에 대한 수요가 더욱 커지면서, 기술 투자 지도가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까지는 실제 오픈AI 데이터센터에 대한 공격이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위협이 현실화될 경우 중동 지역의 기술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은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이란의 도발이 AI를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의 새로운 축을 만들고 있다는 점에서 국제 사회의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한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