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일 만의 임명, 그리고 첫 시험대
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이 취임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기까지 걸린 시간은 41일. 취임식은 10월 20일 열렸고, 김 청장은 첫 출근길부터 '수사의 정치화 청산'을 강조했습니다. 대통령은 임명장을 건네며 "네 편 내 편을 가리지 말고 원칙에 따라 국민적 의구심이 있는 사안을 잘 처리하라"고 당부했는데요.
김 청장은 과거 검찰의 수사권 남용이 정치적 수사로 이어졌다고 지적하며 공정성과 중립성, 절차적 정의를 지켜 국민이 걱정하지 않는 수사기관을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중수청은 폐지된 검찰청을 대신해 중대범죄를 직접 수사하는 기관으로, 검찰의 권한 독점과 '정치검사' 논란을 배경으로 탄생했습니다.
국무회의 참석, 풀리지 않은 숙제
취임 첫날부터 논란이 된 건 국무회의 참석 문제입니다. 김 청장은 "관련 법령과 관계기관과 협의해 적정히 결정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는데요. 이재명 대통령은 수사·기소 기관장의 국무회의 참석이 헌법과 정부조직법에 근거해 당연하다는 입장입니다.
반대로 수사기관 수장이 권력 핵심 인사들과 정례적으로 마주 앉으면 독립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습니다.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는 정례 참석이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지적했고, 일부 사설은 국무회의 불참을 공식 건의해야 '정치화 청산'의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주문했습니다. 수사 독립을 외치는 목소리와 국정 협력을 강조하는 논리가 맞서는 지점입니다.
인력과 인프라, 산적한 현실 과제
조직의 현실은 녹록지 않습니다. 정원 2,874명 가운데 1,900명만 채워 충원율 66.1%에 머물고, 수사 일선의 핵심인 4급·5급 수사관 충원율은 각각 22.6%, 31.8%에 그칩니다. 전산망도 아직 자체 구축 전이라 경찰 시스템을 임시로 빌려 쓰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출범 이틀째 성과는 나왔습니다. 서울지방중수청 마약수사국이 대마 약 2.5㎏을 국내로 반입한 혐의로 동남아시아 국적 A 씨를 구속한 겁니다. 다만 내부에서는 이를 '1호 사건'으로 과시하기엔 시기상 부적절하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여기에 임은정 광주지방중수청장 감찰, 18만 건에 이르는 공소청 미제사건, 여권 연루 사건 수사의 중립성 논란까지 겹쳐 있습니다. 중수청이 존재 이유를 증명할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는 평가가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