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드러난 저수지와 타들어가는 농심
2026년 여름, 전국적으로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경남 지역은 1973년 관측 시작 이래 가장 심각한 농업 가뭄에 직면했는데요. 6월 강수량은 평년의 절반에 그쳤고, 7월에는 평년의 23% 수준인 73.4밀리미터만 기록하며 역대 최저치를 새로 썼습니다. 경남 전체 농업용 저수지 569곳의 평균 저수율은 33.7%로, 전국 평균인 48.1%보다 크게 낮은 수준입니다. 현재까지 5,422농가에서 총 1,955.6헥타르의 농경지가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되었고, 단감과 벼를 중심으로 작물들이 제대로 익기도 전에 마르거나 쪼그라드는 상황입니다.
대구경북 상황도 심각합니다. 대구의 최근 1년 강수량은 평년 대비 51.8% 수준에 불과했고, 대구 북구 도남저수지는 바닥이 드러나 물길이 끊겼습니다. 경북에서는 운문댐이 가뭄 심각 단계를 기록했으며, 영천댐과 안동댐, 임하댐도 주의 단계를 보이고 있습니다. 밀양 지역의 한 농민은 50년 만에 이런 가뭄은 처음이라며 한숨을 내쉬었고, 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내 용수 공급이 끊긴 현장에서는 양수기를 직접 설치해 간신히 논에 물을 대고 있습니다. 일부 농민들 사이에서는 차라리 태풍이라도 와서 메마른 땅을 적셔주기를 바랄 정도로 절박한 심경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소방차까지 동원된 비상 급수전
가뭄 장기화에 맞서 각 지자체가 총력 대응 체계에 들어갔습니다. 경남도는 가뭄대책반을 편성하고 소방차 324대와 산불진화차 225대까지 농업용수 운반에 투입했는데요. 이 외에도 양수기 1,891대와 굴삭기 237대를 동원해 하천물을 저수지로 붓거나 논밭에 직접 공급하고 있습니다. 특히 예산 확보를 위해 행정안전부에서 48억 9,400만 원의 특별교부세가 추가로 지원되면서, 경남도는 총 145억 원 이상의 예산을 가뭄 대응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함안군에서는 차석호 군수가 휴가를 반납하고 직접 소류지와 관정을 점검했으며, 전북도는 국비와 재난관리기금 등 12억 원을 들여 양수시설과 급수차를 지원했습니다. 창원시농업기술센터도 10억 원을 투입해 관정 개발과 임대농기계 무상 지원에 나섰습니다.
당연히 취약계층 보호도 함께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함안군은 독거노인과 건강취약 가정을 찾아 넥쿨러와 부채 등을 지원하고 야외 근무 시간을 조정했으며, 온열질환에 대비해 병원과 연계한 응급실 감시체계도 운영 중입니다.
추석 앞두고 커지는 물가 우려
문제는 당분간 상황이 나아지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기상청은 8월 말까지 내륙 지역에 소나기 외에는 뚜렷한 비 예보가 없다고 밝혔고, 대구와 경북의 최근 1년 강수량은 평년 대비 각각 51.8%와 75.5% 수준에 그쳤습니다. 경남도는 현재 가뭄을 해소하려면 최소 200밀리미터 이상의 강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40여 일 앞으로 다가온 추석 명절을 앞두고 농산물 물가 상승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는데요. 벼와 과수류의 생육 차질이 현실화될 경우 장바구니 부담은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습니다.
생활용수 공급도 비상입니다. 통영시 일부 섬과 밀양시, 양산시, 하동군, 거제시의 20여 개 마을에서는 새벽 시간 제한급수가 시행되거나 급수선과 병물로 용수를 공급받고 있습니다. 지자체들은 가뭄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모든 행정력을 현장에 집중하겠다고 밝혔지만, 하늘의 도움 없이는 한계가 분명한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