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해 요충지를 둘러싼 중동의 새로운 전장
예멘 후티 반군이 최근 홍해의 전략적 요충지인 바브엘만데브 해협과 항구도시 모카를 장악했다고 주장하며 국제사회의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했습니다. 이들은 해당 지역 약 5,400㎢에 달하는 해역에 대한 통제권을 완전히 확보했다고 밝혔는데요, 이로 인해 홍해를 통과하는 항행의 자유가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습니다.
교전 지역이 확산되면서 인도주의적 위기도 가중되고 있습니다. 지난주 이후 최소 4만 6천 명의 피란민이 발생했고, 마리브주 등에서는 어린이를 포함한 민간인 사망 사고가 잇따르고 있는데요. 유엔은 이번 사태로 인해 바브엘만데브 해협과 홍해를 통과하는 항로가 막힐 수 있다고 강력히 경고했습니다.
이란의 '그림자 지휘'와 서방의 딜레마
이번 후티 반군의 공세는 단순한 반군의 돌출 행동으로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이란 혁명수비대 고위 지휘관들이 현지에서 직접 작전을 총괄하는 이른바 '그림자 지휘' 방식이 동원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데요. 이는 과거의 자금이나 무기 지원을 넘어선, 한층 더 정교하고 직접적인 대리전의 진화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실 이런 상황에서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 동맹의 대응은 뚜렷한 한계를 드러냈습니다. 사우디는 자국 정유 시설이 자폭 드론 공격으로 초토화될 가능성을 우려해 보복 폭격을 주저하고 있고, 미국 역시 호르무즈 해협 방어로 전력이 고갈된 데다 다가오는 선거를 앞두고 전쟁 확대를 꺼리고 있습니다. 빈 살만 왕세자가 미군에 직접 타격을 여러 차례 요청했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단호하게 거절한 상황이죠.
'이중 병목' 공포와 글로벌 경제의 향방
호르무즈 해협에 이어 홍해까지 사실상 봉쇄될 수 있다는 공포가 확산되면서 국제유가는 급등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후티 반군이 바브엘만데브 해협까지 장악하면서 원유 공급 차질 위험이 한층 커졌는데요. 호르무즈와 홍해가 동시에 막힐 경우, 세계 경제는 이중 병목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물론 외교적 돌파구를 찾기 위한 움직임도 없는 건 아닙니다. 이란과 걸프 국가들이 오는 14일 호르무즈 해협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첫 장관급 회동을 가질 예정인데요. 다만 미국은 역내 동맹국들과 공조하며 항행의 자유 수호와 대테러 대응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어, 군사적 긴장이 외교적 대화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전 세계 경제를 어디까지 위협할지, 앞으로의 향방에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