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 묶여 있던 4조 원을 풀어내는 규제 혁파
정부가 반도체와 이차전지, 바이오를 중심으로 한 첨단 산업 규제를 대폭 풀었습니다. 이번에 확정된 '현장중심 기업투자·혁신 지원방안'을 통해 약 4조 2,800억 원 규모의 민간 투자가 조기에 집행될 전망인데요. 구윤철 경제부총리 주재로 열린 비상경제본부 회의에서 관계 부처가 합동으로 대책을 확정하면서, 인허가 지연이나 낡은 규제로 대기 중이던 주요 프로젝트에 탄력이 붙게 되었습니다.
사실 최근 반도체 설비 투자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건축 허가나 산업단지 입주 규제 때문에 공사를 멈추거나 지연하는 경우가 잦았습니다. 이번 조치는 이런 현장의 애로사항을 직접 듣고 신속하게 해결하기 위해 마련되었는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비롯한 주요 거점에서 즉각적인 효과가 기대됩니다.
건축허가부터 세제까지... 기업 발목 잡던 걸림돌 제거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건축 허가 절차 간소화입니다. 기존에는 공장 증설 때마다 건축 허가 전체를 변경해야 해 공사가 중단되곤 했는데, 앞으로는 별도의 신규 허가를 받을 수 있게 됩니다. 이 덕분에 약 2조 5,000억 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가 예정보다 빨리 이행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기업의 실증 인프라인 '트리니티 팹'에 대해서도 특별한 세제 혜택이 주어집니다. 실증 테스트베드를 운영하는 비영리 법인이 증여받는 재산에 대해 2027년부터 2031년까지 증여세를 비과세하기로 했는데, 이를 통해 약 8,000억 원의 추가 투자가 유입될 것으로 보입니다. 당연히 산업 현장에서는 이런 세제 지원이 양산 전 기술 검증의 속도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겁니다.
이차전지와 바이오 분야의 산업단지 규제 완화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구미와 포항 국가산업단지에서는 폐기물 업종으로 분류되던 이차전지 리사이클링 기업의 입주가 허용되어 약 1,000억 원의 신규 투자가 이루어지고, 오창과학산단에서는 녹지를 산업용지로 바꿔 5,300억 원 규모의 바이오 공장 증설이 추진됩니다. 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 역시 업종을 식음료 제조업으로 확대해 3,500억 원의 투자를 끌어낼 계획입니다.
로봇·AI까지 아우르는 제도 개편 속 전망은?
이번 대책은 전통적인 제조업뿐만 아니라 신산업의 현장 적용도 폭넓게 고려했습니다. 협동로봇과 이동형 로봇의 안전 기준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기존의 1.8m 안전 펜스 설치 의무를 현실에 맞게 정비했는데요. 이는 인력과 함께 작업하는 첨단 로봇의 도입 속도를 높이는 한편, 근로자 안전도 동시에 확보하려는 취지입니다.
AI 데이터센터의 경우 상주 인원이 적다는 특성을 반영해 주차장과 승강기, 미술품 설치 의무 부담을 낮췄습니다. 또한 반도체 팹의 도시가스 증설 안전 검사 기간을 기존 7일에서 3일로 단축하는 등 세세한 현장 편의까지 챙겼습니다. 물론 이런 규제 완화가 투자로 바로 이어지려면 행정 절차의 신속한 이행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정부는 이번 1차 대책에 이어 오는 3분기 중 초혁신경제 선도프로젝트와 녹색산업을 중심으로 한 2차 투자 지원 방안을 내놓을 예정입니다. 규제를 넘어 실제 투자로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지, 이제는 현장의 실행력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