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포장지'에 불과하다는 비판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법 301조를 근거로 60개 이상의 교역국에 10~12.5%의 신규 관세를 부과하면서 무역 갈등이 다시 한 번 고조되고 있습니다. EU 회원국을 개별 적용 기준에 포함하면 대상국은 80개국을 넘어서고, 적용 범위는 미국 전체 수입품의 99% 이상에 달합니다.
이번 조치는 지난 2월 연방대법원이 상호관세를 무효로 판결하면서 만료된 한시적 관세를 대체하기 위해 추진된 세 번째 시도입니다. 백악관이 사용했던 긴급 권한 대신 법원이 수용할 가능성이 큰 절차적 틀을 택한 만큼 표면상 변화가 있었지만, 실질적 효과는 동일하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파장 없다" vs "실패할 것"
USTR 제이미슨 그리어 대표는 이번 관세가 미국 경제에 별다른 충격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습니다. 대상 국가가 일부로 한정됐고 세율도 기존에 경험했던 수준과 비슷하다는 논리입니다. 이번 주 예정된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에도 전혀 영향이 없다는 입장도 함께 내비쳤습니다.
반면 미시간대 저스틴 울퍼스 교수는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그의 표현에 따르면 법적 형식만 바꾼 '새 포장지'에 불과하며, 결국 미국 국민의 경제적 부담만 키울 것이라는 게 골자입니다. 10%와 12.5% 사이의 2.5%포인트 차이도 외교적 전략이 아니라 단순한 반올림 수준이라고 일축했습니다. 울퍼스 교수는 "공포 영화 속 좀비"에 비유하며, 무역 동맹을 광범위하게 겨냥하는 이번 조치가 미국의 협상력을 약화시키는 행위라고 경고했습니다.
중국 외교통상부도 즉각 반발에 나섰습니다. 이번 관세가 전형적인 일방주의라며 단호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한국, 15% 상한선 사수가 관건
국내에도 긴장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현재 적용된 12.5%는 향후 추가 조치의 예고편에 불과하다는 시각이 우세합니다. 미국은 중국, 베트남, 멕시코, EU 등 16개 주요국의 과잉 산업 설비를 대상으로 301조 기반의 조사를 이어가고 있고, 조만간 추가 관세 정책 제안을 내놓을 예정입니다.
한국 정부가 다음 관문으로 삼고 있는 건 15% 상한선 사수입니다. 대구·경북 지역만 봐도 전체 수출액의 79%가 이번 관세 대상에서 제외되며 일부 위안도 나오고 있지만, 12.5%를 출발점으로 본 추가 관세 가능성을 고려하면 한국의 외교적 대응 과제가 한층 무거워진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