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멈춰선 프로야구
기록적인 폭염이 프로야구를 완전히 멈춰세웠습니다. KBO는 8월 5일과 6일 양일간 예정됐던 1군과 2군 전 경기를 전면 취소했습니다. 다섯 개 구장의 모든 경기가 동시에 취소된 건 프로야구 역사상 처음 있는 일입니다. 이 같은 초유의 조치는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발생한 응급 상황이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습니다. 지난 4일 열린 LG와 SSG의 경기에서 기저질환이 있던 한 관중이 온열질환 증세로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되는 사고가 발생한 겁니다. 관중의 안전 위험이 현실로 나타나면서 KBO는 전면 취소라는 강력한 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기존 대책의 한계 드러나
사실 KBO도 폭염에 대한 대비가 아예 없었던 건 아닙니다. 폭염주의보 때는 정상 개최하고, 폭염경보 때는 최대 1시간 경기를 지연하며, 올해 신설된 최고 단계인 '폭염중대경보' 때는 오후 1시 이전 경기를 취소하는 세칙을 운용했습니다. 문제는 폭염경보 단계에서 강행된 경기에서 사고가 터졌다는 점입니다. 당시 인천 구장은 폭염경보가 발효됐음에도 논의 끝에 경기가 진행되었고, 결국 관중이 쓸려나가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기존의 단계별 운영 세칙만으로는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 한계가 명확히 드러난 셈입니다. 이에 KBO는 6일 긴급 실행위원회를 열어 대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습니다.
흥행 기록보다 사람이 먼저
올 시즌 프로야구는 500경기 만에 898만 명이 넘는 관중을 동원하며 900만 돌파가 눈앞으로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KBO는 역대급 흥행 기록 달성보다 안전을 택했습니다. 박근찬 사무총장 역시 관중 신기록은 고려하지 않으며 안전이 최우선이라고 못 박았습니다. 같은 무더위 속에서 축구 역시 고전하고 있습니다. K리그는 경기를 최대 30분 지연시키거나 저녁으로 미루는 방식으로 대응했지만, 기성용 같은 베테랑조차 서 있기 힘들다며 고통을 호소했습니다. 잔디 고사 문제도 심각한 상황입니다. 극심한 기후 변화가 스포츠계 전반의 운영 방식을 바꿀 수밖에 없는 현실에 직면한 겁니다. K리그의 추춘제 도입 논의가 속도를 내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