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합의 뒤에도 계속되는 포성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하마스의 무장해제와 이스라엘군 철군에 합의했다고 발표한 지 일주일이 넘었는데요. 하지만 가자지구에서는 여전히 폭발음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하마스 보건당국에 따르면 2026년 7월 한 달간 사망자가 152명으로, 휴전 발효 이후 가장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실제로 합의 발표 이후에도 이스라엘의 공습은 멈추지 않았고, 최근 24시간 동안에만 18명이 숨지는 참사가 속출했습니다.
니콜라이 믈라데노프 평화위원회 고위대표는 민간인 희생과 의료 물자 파괴를 우려했으나, 이스라엘군은 일부 공격이 무장대원을 겨냥한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현장의 참혹한 상황은 당분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무장해제 먼저' vs '철군 먼저' 꼬인 고리
이번 위기의 핵심은 무장해제와 철군의 순서를 두고 양측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는 점입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군의 완전한 철수와 공습 중단을 전제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반면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실제로는 군사력을 재건하고 있다는 정보당국 평가를 근거로, 완전한 무장해제가 확인되기 전까지는 가자지구의 60% 이상을 통제하는 주둔지에서 절대 물러서지 않겠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당연히 중재자인 미국의 입장도 흔들리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강력한 반발에 백악관은 하마스의 무장해제가 선행된 뒤에 이스라엘군이 철수한다는 방향으로 기존 입장을 수정했는데요. 하지만 이런 수정조차 하마스와 이스라엘 사이의 신뢰의 골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입니다. 양측 모두 2023년 10월의 기습 공격을 교훈 삼아 상대방의 진정성을 의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10월 총선과 외교적 균열
갈등이 장기화되는 배경에는 이스라엘의 국내 정치도 자리 잡고 있습니다. 10월 총선을 두 달 앞둔 시점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팔레스타인 측에 실질적인 양보를 할 정치적 여력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게다가 베잘렐 스모트리치 등 극우 각료들은 국제안정화군 배치까지 강력히 반대하며 총리실에 압력을 가하고 있습니다.
사실 미국과 이스라엘 사이의 불협화음도 이번 사태를 어렵게 만드는 변수입니다. 최근 대이란 공습 취소 결정을 사전에 알리지 않아 이스라엘이 SNS로 소식을 접했다는 외교적 소통 부재가 드러나기도 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합의에 매우 만족한다고 주장했지만, 네타냐후 총리의 강경한 메시지는 양국 간에 뚜렷한 시각차가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가자지구 주민들은 국제사회의 로드맵과 현실의 포성 사이에서 벗어날 길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