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상 머리가 사라졌다
지난 8월, 일본 나고야시 니시구 엔도지 상점가 입구에 세워진 도요토미 히데요시 동상이 머리가 잘린 채 발견됐다. 강화 플라스틱으로 만든 이 동상은 지역 상권 활성화를 위해 2013년 기증된 것이었다. 충격적이었던 것은 범인이 다름 아닌 현직 경찰관과 민간인으로 드러났다는 점이다. 특히 경찰관은 술에 취한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다.
두 차례의 훼손, CCTV에 포착
첫 번째 사건은 8월 19일 밤 발생했다. 에히메현 경찰본부 소속 남성 경찰관이 출장 중 술에 취해 동상 앞을 지나다가, 양손으로 머리를 붙잡고 비틀어 목을 부러뜨렸다. 이 장면은 인근 CCTV에 고스란히 찍혔다. 4일 뒤인 8월 23일 새벽에는 나고야시 거주 남성이 이미 훼손된 동상의 머리를 발로 차 완전히 떼어냈다. 두 용의자는 서로 면식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고, 경찰은 기물손괴 혐의로 조사 중이다. 에히메현 경찰은 해당 경찰관에 대한 내부 조치도 검토하고 있다.
440년 만의 복수?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16세기 일본을 통일한 인물로, 당시 에히메 지역(이요국)을 정복한 전력이 있다. 이번에 훼손을 저지른 경찰관이 정확히 에히메현 소속이란 점에서 ‘440년 만의 복수’라는 해석이 제기되기도 했다. 다만 경찰관은 아직 명확한 동기를 밝히지 않아 추측의 영역을 벗어나지 않고 있다. 동상을 기증한 도키타 가즈히로 씨는 "수사가 진전되어 다행"이라며 안도했지만, "경찰관이 연루된 점은 경찰 전체의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반복되는 훼손, 관리 대책 필요
이 동상이 있는 상점가에는 오다 노부나가, 도쿠가와 이에야스 동상도 함께 설치돼 있다. 과거에도 오다 노부나가 동상의 팔이 뜯겨 나가고, 도쿠가와 이에야스 동상이 쓰러지는 등 훼손 사건이 잇따랐다. 상점가 진흥조합은 새해 초 훼손된 동상을 복원할 예정이지만, 반복되는 사고에 CCTV 강화나 보호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은 두 용의자를 곧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며, 향후 공공물 보호를 위한 대책도 논의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