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과 고물가에 짓눌린 지지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취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영국 주간 이코노미스트와 유고브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긍정 평가는 33%에 그쳤는데요, 이는 두 번째 임기를 포함해 역대 최저치입니다. 이란 전쟁이 6개월 넘게 이어지면서 휘발유 가격이 치솟고, 생활비 부담이 커진 결과입니다.
경제적 불만은 구체적인 숫자로도 드러나고 있습니다. 포컬데이터가 등록 유권자 1,91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3% 이상이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이후 자신의 재정 상황이 악화되었다고 답했습니다. 특히 물가 대응에 대해서는 64%가 부정적으로 평가했는데, 현재 인플레이션이 3.4%로 조 바이든 전 대통령 퇴임 때보다 높은 상황이라 주부들의 장바구니 부담은 더 커졌습니다. 무당층의 57%와 공화당 지지자의 약 4분의 1까지 경제적 형편이 나빠졌다고 응답해 불만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426억 원 승부수와 마가 결집 전략
이런 위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막판 총력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개인 슈퍼팩 자금을 통해 중간선거 경합지의 공화당 후보들을 지원하기로 했는데요, 1차 지원 규모는 3,000만 달러(약 426억 원)로 알려졌습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 측 관련 단체는 2024년 대선 이후 최소 7억 8,195만 달러의 기부금을 모금해,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선거판에 뛰어들 여건은 충분히 마련된 상태입니다.
하지만 이번 전략은 중도층을 끌어들이는 대신 강성 지지층인 마가(MAGA) 진영을 결집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시간, 오하이오, 노스캐롤라이나 등 경합 주를 주 1회 이상 직접 방문해 유세를 펼칠 계획인데, 이는 평소 투표에 참여하지 않던 수백만 명의 마가 지지자들을 투표소로 이끌어내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됩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브랜드 가치를 지키기 위해 승리 가능성이 낮은 후보는 일부러 지원하지 않겠다는 선별적 지원 방침도 밝혀 둬서, 현장의 혼란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중간선거 판세와 2028 대선의 그림자
경제적 불만은 정당 지지율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습니다. 민주당이 44%로 공화당의 39%를 5%포인트 앞서고 있으며, 전통적으로 공화당의 강점이었던 일자리와 경제 분야에서도 민주당이 더 신뢰받는다는 응답이 나왔습니다. 이대로라면 민주당이 연방하원 다수당을 탈환할 가능성이 커지며, 공화당에게는 상당한 압박이 될 전망입니다.
이러한 상황은 2028년 대선 주자 경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민주당에서는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이 재도전 의사를 분명히 했고,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와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스 하원의원 등이 차기 주자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반면 공화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노골적으로 3선 연임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어 당내에서 차기 후보군이 드러내놓고 논의되기 어려운 분위기입니다. 만약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참패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레임덕이 가속화되면서 공화당 내에서도 차기 대권 경쟁이 본격화될 수 있습니다. 백악관은 의약품 가격 인하와 일자리 확대, 감세 등을 통해 생활비 부담을 덜겠다고 반박하고 있지만, 유권자들의 인식을 뒤집기에는 시간이 촉박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