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시민감사옴부즈만위원회가 정원오 전 성동구청장의 멕시코 칸쿤 출장 의혹에 대한 주민감사를 결의한 뒤, 이 사실을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보고하지 않은 점이 국정감사에서 드러나면서 파장이 일고 있습니다. 6·3 지방선거에서 오세훈 시장과 경쟁 구도를 형성했던 정 전 구청장의 출장 의혹이라는 점에서, 감사 절차의 정치적 중립성을 둘러싼 공방이 뜨겁게 달아오른 상황인데요.
보고 누락이 왜 문제가 됐나
옴부즈만위원회는 지난 6월 25일 정 전 구청장의 해외출장 의혹에 대한 감사청구를 의결했습니다. 그런데 이 결의가 시장에게 보고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10월 1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확인되면서 논란이 시작됐습니다. 위원장은 선거 기간 중이라 보고를 미뤘다고 설명했지만, 선거 경쟁자에 대한 감사가 최고 책임자에게 알려지지 않은 채 진행됐다는 점 자체가 쟁점으로 떠올랐죠.
'표적감사' vs '독립기관 원칙'
채현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법정 감사기간인 60일을 넘겨 두 차례 연장된 점, 법적 요건이 충족되지 않은 상태에서 착수된 점을 들어 표적감사라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이해식 의원도 지방자치법을 근거로 수사나 재판에 관여되는 사항은 감사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주장하며, 양평고속도로 주민감사가 공수처 수사와 중복돼 각하됐던 사례를 인용했습니다.
반면 오세훈 시장은 옴부즈만위원회가 시민 청구에 따라 독립적으로 감사를 수행하는 합의제 기관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시장이 특정 사안에 감사를 지시할 권한이 없고, 청구가 일정 수를 넘으면 감사하는 것이 원칙이라는 입장입니다. 다만 수사 중인 사안은 잠시 보류될 수 있다고 밝혔는데요.
절차의 공정성이 남긴 숙제
오 시장은 '경쟁 상대로 선거를 치렀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면이 있다'며 감사 범위를 절제해야 한다는 취지를 밝혔습니다. 경쟁자라서 절차를 무시할 수 없지만, 경쟁자에게 유리한 처우를 하는 것도 부당하다는 해석이죠. 이번 논쟁은 결국 주민감사 제도가 시민의 청구권과 절차적 공정성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잡아야 하는지 묻는 질문으로 수렴하고 있습니다. 감사 대상 제외 요건이나 기간 연장 기준이 명확히 정비되지 않으면, 유사한 사안에서 같은 논란이 반복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