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를 덮친 급락
10월 15일 코스피가 장중 8% 넘게 급락하면서 오후 12시 38분 1단계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습니다. 거래는 20분간 중단됐는데요. 미국 물가 부담과 반도체주 약세가 겹친 결과였습니다. 이날 외국인들은 코스피에서 2조 9천억 원어치를 순매도했습니다.
시장 충격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국내 주식 비중이 높은 국민연금 기금이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입니다. 기금은 국내 주식 비중이 목표를 넘으면 일부를 팔아 비율을 맞추는 리밸런싱을 운영하는데, 이번 급락으로 큰 손실을 기록했습니다.
리밸런싱이 부른 손실
사실 국민연금은 2025년 1월 리밸런싱을 6개월 미뤘고, 5월 말에는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을 20.8%로 올려 최대 28.8%까지 보유할 수 있게 했습니다. 그해 7월 코스피가 약 22% 급락했을 때 기금은 한 달 만에 181조 원, 9.7%의 손실을 냈습니다.
국민연금이 국내 비중을 줄이려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한국 증시는 세계 증시의 약 2%에 불과해 한 시장에 몰리면 위험이 커집니다. 게다가 2021~2023년 국내 주식 연평균 수익률은 0.21%로, 해외 주식 11.96%와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기금이 줄어드는 시기에 국내 비중이 크면 연금 지급을 위해 매년 수십조 원을 국내 시장에서 팔아야 하는 부담도 있습니다.
공개 시점 논란과 전망
이런 비중 조정 결정이 2030년까지 공개되지 않으면서 정치적 논란이 일었습니다. 야당은 노후 자금 운용 내용을 4년 뒤에야 알게 된다고 비판했고, 여당은 시장에 영향을 주는 안건은 4년 뒤 공개하도록 한 2013년 국회 원칙에 따른 것이라고 맞섰습니다. 김성주 이사장은 결정이 만장일치였고 비공개는 법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연금 수령액은 기금 수익률이 아니라 가입 기간과 소득에 따라 정해지므로 증시 급락이 수령액을 바꾸지는 않습니다. 다만 수익률이 떨어지면 기금이 빨리 소진돼 보험료 인상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7월 말 기준 기금 전체 수익률은 14.84%이고, 국내 주식 비중은 6월 말 107%에서 7월 말 60%로 급감했습니다. 관련 지표는 매달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 홈페이지에 공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