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가 만든 두 개의 시장
10·15 대책 이후 서울 부동산 시장은 뚜렷하게 갈라졌습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과 대출 한도 축소가 고가 아파트 수요를 눌러버린 겁니다. 실제로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5월 8900건에서 8월 4600건으로 석 달 연속 줄었고, 강남구와 서초구 매매가격은 10주째 내리막을 걷고 있습니다.
투기 수요도 빠르게 꺾였습니다. 갭투자 거래 비중은 지난해 10월 37.9%에서 올해 8월 6.1%로 뚝 떨어졌는데요. 대출과 실거주 의무라는 두 개의 고삐가 확실히 먹혀든 셈입니다.
반대로 중저가 시장은 뜨겁습니다. 지난 1년 서울 아파트 거래의 48%가 9억원 이하에서 이뤄졌고, 노원구는 7406건으로 서울 25개 구 가운데 유일하게 10%대 비중을 넘어섰습니다. 노원·도봉·강북의 거래 비중이 11%에서 17%로 뛰어오른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과천만 빼고 다 올랐다
규제의 효과는 경기에서 더 극명하게 드러납니다. 토허구역으로 묶인 경기 12곳 가운데 과천을 제외한 11곳에서 지정 이후 1년간 집값 상승폭이 오히려 커졌습니다. 광명은 1.8%에서 20.8%로 11배 넘게 뛰었고, 수원 영통구는 3.1%에서 18.7%, 용인 수지구는 5.2%에서 20.1%로 상승했습니다.
실거주 의무가 갭투자를 막자 수요가 인근 비규제 지역으로 흘러든 결과입니다. 용인 기흥과 구리, 화성 동탄이 각각 8.9%, 11.4%, 14.5% 오르자 정부는 이들 지역을 추가로 묶었습니다. 과천만은 16.6%에서 5.4%로 상승세가 꺾였는데, 김이탁 국토부 1차관은 규제를 풀면 되레 급등할 수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2028년이 변곡점
공급 지표는 나아지고 있습니다. 최근 6개월 서울 주택 인허가는 3만6000가구로 1년 전보다 74% 늘어 장기 평균을 웃돌았고, 착공도 45% 증가했습니다. 다만 수도권 입주 물량은 2023년 20만4000가구에서 올해 10만5000가구까지 줄어 전세가를 밀어올리고 있습니다.
변수는 금리입니다. 기준금리가 2.5%에서 3.0%로 오르고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4.88%에 이르면서 매수 심리가 위축될 수 있습니다. 국토부는 2028년 3기 신도시 입주가 본격화되고 2039년에는 가구 수가 감소로 돌아서면 수급이 안정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당장의 거래 절벽과 2년 뒤 공급 확대가 맞물리는 국면인 만큼, 당분간 시장의 눈치는 더 신중해질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