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볕 피해 걷는 것도 시민의 권리…서울시, '그늘보행권' 공식 도입

한k매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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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달 전 수정 · 2026년 8월 19일 오후 9:46

발행: 2026년 8월 19일 오후 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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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폭염으로부터 보행자를 보호하기 위해 그늘보행권을 도시정책 기본 원칙으로 도입했습니다. 최근 3년간 온열질환자의 31.4%가 길가에서 발생하고 보도의 평균 그늘 비율이 44.4%에 불과한 데 따른 조치로, 2028년까지 주요 생활거점을 잇는 350개 가로에 맞춤형 그늘을 조성할 계획입니다.

땡볕 피해 걷는 것도 시민의 권리

서울시가 폭염 속 보행자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그늘보행권을 도시정책의 기본 원칙으로 공식 도입했습니다. 최근 3년간 서울에서 발생한 온열질환자 815명 가운데 31.4%가 길가에서 쓰러졌고, 여름철 아스팔트 온도는 최고 52.5도까지 치솟는 등 일상의 이동 동선이 어느 때보다 위험한 공간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특히 노약자나 어린이, 배달 종사자 등 보행 취약계층은 짧은 외출에도 온열질환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요.

실제로 서울시가 시내 보도 4,031㎞를 1m 단위로 정밀 분석한 결과, 전체 구간의 27.6%가 하루 6시간 이상 땡볕에 노출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평균 그늘 비율은 44.4%에 불과해 보행자의 절반 가까이가 햇빛 아래를 걸어야 하는 셈입니다. 특히 건물 그늘이 전체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가로수 그늘은 3분의 1에 그쳐, 나무가 적은 지역일수록 보행 환경이 열악한 실정입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폭염을 더 이상 특별한 재난이 아닌 일상의 위험으로 규정하고, 그늘을 시민 건강을 지키는 도시의 기본 서비스로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나무와 캐노피로 잇는 그늘 축

그늘보행권은 한 가지 방식으로만 추진되지 않습니다. 보도가 넓고 식재가 가능한 곳에는 양편에 가로수를 심어 자연 그늘을 확보하고, 좁은 길이나 지하 시설물 위에는 계절형 차양과 캐노피, 어닝 등을 설치해 인공 그늘을 조성합니다. 이처럼 장소 특성에 맞춘 맞춤형 접근은 보행 동선이 끊기지 않도록 연결성을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지하철역과 학교, 시장, 병원 등 주요 생활거점을 잇는 길을 중심으로 그늘을 배치해 실질적인 보행 편의를 높이는 구상입니다.

이미 청계천, 금천구 G밸리, 마포구 망원동 등 10곳에서 시범사업을 거쳤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2028년까지 서울 전역의 생활가로와 여가가로, 활력가로 등 총 116개 지역 350개 가로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단순히 그늘막을 늘리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서울시는 건물의 높이와 위치, 도로 방향과 폭, 조경 공간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한 도시계획을 수립하고 있습니다. 민간 개발사업자가 보행 그늘 시설과 휴게 공간을 함께 조성하면 용적률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데요. 이를 위해 보행그늘 시뮬레이션을 도입해 그늘의 면적과 지속시간, 체감온도 하락 효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 특별한 편의가 아닌 기본

이번 정책은 해외 사례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접근법입니다. 싱가포르의 워크 투 라이드와 미국 피닉스시의 셰이드 피닉스 플랜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도시 전체를 하나의 체계로 아우르는 그늘 축 조성을 지향합니다. 그늘이 단순한 편의시설이 아니라 온열질환 예방과 보행 복지를 위한 인프라라는 인식 전환이 핵심입니다. 물론 사계절 내내 같은 효과를 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지만, 점차 심각해지는 폭염 상황을 고려할 때 보행자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는 데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그늘보행권을 서울도시기본계획과 지구단위계획, 정비사업 기준에 단계적으로 반영해 나갈 방침입니다. 또한 총 6,077억 원을 투입해 강북정수센터와 광암정수센터에 고도정수처리시설을 증설하는 등 여름철 물 공급 안정성을 강화하는 것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시민들이 일상의 동선에서 땡볕을 피할 수 있는 날이 늘어나면서, 도시를 걷는 것이 좀 더 안전하고 쾌적한 경험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