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만에 뒤집힌 '에너지 휴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서로의 에너지 시설을 공격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14일 트루스소셜을 통한 발표였는데요. 국제 유가 급등의 원인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돌리며 중단을 촉구한 겁니다. 하지만 합의 발표는 하루를 버티지 못했습니다.
15일 러시아는 키이우를 포함한 주요 도시에 드론 200여 대를 쏟아부었습니다. 주유소와 에너지 인프라가 파괴되며 사망자와 부상자가 발생했죠. 우크라이나도 곧바로 사마라 지역 시즈란 정유공장과 타간로크, 오룔의 드론 생산시설을 타격하며 맞불을 놨습니다.
양측의 계산, 확산되는 전선
합의를 확인한 정부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진정한 종전 의지가 확인되면 긴장 완화를 지지하겠다면서도, 아직 그런 의지는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크렘린궁은 모라토리엄 자체는 좋은 생각이라면서도 유조선 등 상업 운송 보장과 에너지 수출 제재 해제를 선행 조건으로 내걸었죠.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협상 중에도 특별군사작전을 멈추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전선은 나토 영토로까지 번지는 모습입니다. 리투아니아 영공에 진입한 러시아 추정 드론이 나토 전투기에 격추된 겁니다. 폴란드도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 경비를 강화했습니다.
유가가 만든 외교, 유가가 무너뜨린 외교
배경에는 에너지 위기가 자리합니다. 사우디의 우회 수출 거점인 홍해 얀부항 비축유가 5~7일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케이플러는 동서 송유관이 한 달간 멈추면 최대 1억 2천만 배럴의 공급 공백이 생길 수 있다고 봤습니다. 호르무즈 해협 통항 재개를 위한 회담도 무기한 연기되면서 미국 경윳값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가 폭등의 책임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돌렸지만, 파이낸셜타임스는 푸틴 대통령이 겨울철을 앞두고 우크라이나로부터 전략적 양보를 끌어내려 한다고 분석했습니다. 미국은 위트코프·쿠슈너 특사를 모스크바와 키이우에 파견했고, 방문 기간 공격이 잠시 멈추기도 했습니다. 다만 2월 이후 직접 협상이 없는 상황에서 실질적 합의까지는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